“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화가 걸려와요. 오늘 아침에도 시카고에 사는 분이 코인론드리를 어떻게 차리는 지 물어오셔서 한 30분 통화했죠”
지난주 만난 KYCC 창업스쿨 2기 동기생 모임. 9명의 동기 중 한 명으로 론데일에서 코인론드리를 운영하는 김미정씨는 이민 온 지 1년 반만에 독학으로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된 김세종씨의 아내다. 지난 2월 김세종씨의 기사가 나간 뒤 지금껏 전화가 온다는 것이다.
“미국 오면 맘 터놓고 물어볼 사람도 없고, 속을까 걱정도 돼서 혼자 끙끙거리잖아요. 저희가 코인론드리 하면서 회계사 시험도 붙고 하니까 믿을 만 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처음엔 우리도 대답하기 귀찮았는데, 이젠 그 마음이 이해 돼 성심껏 대답해드리지요.”
이날 회원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창업을 하고 싶은데 기초도, 미국 법도 몰라 창업스쿨의 문을 두드렸던 이들은 4주 과정을 마치고 정말 비즈니스를 하나씩 차린 뒤 이민인생의 동반자로서 만남을 가꿔가고 있다.
이들은 미국 온 지 불과 6개월 돼 사방천지가 막막한 신규 이민자부터 10년 간 월급쟁이 또는 시간당 임금 받으며 일해온, 평범한 사람들이었기에 이들의 사는 모습은 바로 미국에 이민 와 어렵사리 정착해 가는 한인들의 단면이나 다름없다.
발바닥에 불나도록 뛰어 가게를 차리고, 어리벙벙한 가운데 닥치는 대로 적응해가고 있는 이 ‘초짜 사장님’들에겐 그런데 지금도 줄기찬 소망이 있다. ‘진짜 비즈니스’를 가르쳐주는, 믿을만한 세미나가 한인 커뮤니티에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한 회원은 “우리도 막연히, 주먹구구식 마인드로 헤맸다. 다행히 창업스쿨을 만나 기본 방향은 잡았지만 실상 부닥치는 문제는 우리끼리 묻고 물어 알아내곤 했다. 업종별 최소 자본금은 얼마이고, 물건은 어디를 통하면 싸게 사는지 실제적인 정보에 늘 목말랐다”고 토로했다.
상공회의소나 중소기업협회, 사업가협회 등 소위 경제단체라는 곳들은 이런 ‘민초‘들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초들의 가려운 곳을 벅벅 긁어준다면, “상의가 뭐 하는 단체인지 잘 모르겠다. 다울정, 그리고 언론에 얼굴 자주 나오는 곳 정도밖에 아는 게 없다”는 비판은 쏙 들어갈 것이다.
김수현<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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