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사회에서는 시민단체가 주류사회의 공권력의 기능을 대행하거나 그 사회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표기관의 성격을 지닌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한인사회 시민단체의 대표가 되는 것은 한국 시민단체장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공인으로서의 의무를 지게된다.
하지만 우리 이민사회의 시민단체를 둘러보면 사회 구성원 이익 대변보다는 자기과시, 공명심 등에 사로잡히거나 사석과 공석을 가리지 못하는 단체장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기자의 시각이나 미흡한 취재를 나무라는 신랄한 충고는 입에 쓴 보약이고 오보가 나간 것은 당연히 수정돼야 한다. 하지만 단체의 사업 의도가 왜곡돼 보도된 것이 아닌데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라면 무조건 화부터 내고 보는 일은 대할 때마다 씁쓸하다.
이름 석자와 사진이 신문에 실리는 것에 만족감을 얻는 일부 단체장들은 허위 또는 부풀려진 보도자료로 취재진을 유혹해서라도 자신의 행사에 기자들이 참석하게 만들기도 한다. 뻥튀기 보도자료만 믿고 취재를 갔다가 실망감을 안고 돌아온 경험은 기자들 모두가 한번쯤 겪게 된다.
“한국 사람은 이래서 안돼”라는 말을 아무데서나 쉽게 내뱉는 사람들도 많다. 지도자가 자신을 뒷받침하는 구성원을 스스로 비하하는 것이다.
일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공석에서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말해 말을 함부로 한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사석에서 할 이야기를 공석에서 함부로 내뱉는 경망스런 지도자란 비판이었다. 이민사회 단체장과 일국의 대통령의 차이는 하늘과 땅일지 모르지만 이들이 지켜야 할 공인의 자세는 같다고 생각한다.
한인사회는 규모, 구성원의 자질 등 모든 면에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되는 구성원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지도자는 그 사회 발전의 방해물이 될 뿐이다.
한인사회 지도자를 자처하는 분들은 단체장이란 사다리에 악척같이 달라붙어 맹목적으로 인격을 저당 잡히지 않고, 잘못된 집착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자세에서 탈피, 스스로의 자질 업그레이드에 나설 때다.
김 경 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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