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주가 어디로 가나
경제 전망 혼미·소비심리 움찔
IT업종 수익 전망도 ‘먹구름’
유가 폭등에 경제성장 발목 잡혀
‘혼미한 거시 경제 전망에 개별 기업의 수익 호전이 기를 펴지 못한 날.’ 13일 뉴욕 증시를 한 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전날 컴퓨터 업체 델이 발표한 2·4분기 수익 강세에 올해 사상 최저로 떨어졌던 증시가 그나마 더 떨어지지 않은 것에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최근 증시에는 ‘서머 랠리’가 실종됐다. 랠리는커녕 하락세만 이어지고 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고 있고, 유가는 상승일로에 있다. 개별 기업의 수익을 좌우할 거시 경제가 불투명한 터라 주가가 오를 여지는 적다.
■눈높이 낮춘 경제학자들
월스트릿 저널이 6일부터 나흘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 55명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4분기에 3.8%, 4·4분기에 4.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6월 조사에서 4.4%, 4.2%로 밝혔던 예측을 두 달만에 하향 조정한 것이다.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기름 값 상승 때문에 줄어든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다. 소비의 주체인 개인들이 지출을 꺼리면 생산의 주체인 기업들이 주춤해 경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뜻이다.
13일 발표된 소비자 신뢰지수도 개인들이 향후 경제를 좋지 않게 내다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96.7이었던 이 지수가 8월 중순에는 94로 떨어져 소비자들의 심리가 움츠러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IT) 분야 실적 부진
IT업종은 베어 마켓이 불 마켓으로 변하고, 불 마켓이 베어 마켓으로 바뀔 때 가장 먼저 움직인다. 기업들이 생산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면 IT 투자를 가장 먼저 늘리고, 반대로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면 IT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인다. 그래서 IT 기업의 주가는 베어 마켓에서 가장 먼저 오르지만, 불 마켓에서는 가장 먼저 떨어진다.
현재가 그렇다. 컴퓨터업체 휼렛-팩커드(HP)는 12일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자체 3·4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4·4분기 전망도 예전보다 낮췄다. HP 쇼크로 이날 나스닥은 올해 최저로 떨어졌고, 이는 올해 나스닥 최정점이었던 1월26일보다 18.63%가 폭락한 수준이다. HP 뿐이 아니다. 최근 들어 시스코 시스템스, 내셔널 세미컨덕터도 잇따라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다고 밝혔다.
■유가, 경제 성장의 암초
13일 개솔린 선물가격은 전날 사상 최고가를 또 한번 깼다. 인디애나주의 BP 정유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이날 원유 선물가는 배럴당 46.6달러까지 치솟았다.
개솔린 가격 상승은 경제의 두 주체인 기업과 개인을 모두 옥죈다. 개솔린 없이는 생산이 거의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기름 값 상승은 기업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똑같은 돈을 벌면서 비용만 높으면 당연히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도 돈 쓸 여력이 줄어들어 기업은 수익이 줄어들게 돼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 치게 된다.
경제학자들은 개솔린 가격이 60달러를 넘을 경우 경제가 완전히 마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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