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라과이 8강전 경기를 보기위해 ‘알배네’식당앞에 몰려든 축구팬들이 TV에 중계되지 않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중계 불발… 아쉬운 패배‘허탈’
실망, 환호, 아쉬움 …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아쉬운 한판이었다.
말리전의 동점극에 흥분한 남가주의 한인들은 2년 전 월드컵 때 타운을 들썩였던 붉은 물결을 연상시키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으나 결국 한국이 2-3으로 석패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인들은 특히 경기가 시작되는 오전 11시가 되기 1-2시간 전부터 대형 TV를 설치한 타운의 식당, 호텔에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뤘으나 아무 채널에서도 경기가 중계되지 않자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TV로 경기를 시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축구팬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중년층 등 나이 든 한인들은 허탈해하며 집으로 돌리는 반면 10대, 20대들은 인근 PC방으로 몰려가 인터넷 동영상을 찾거나 차에서 라디오를 켜고 합동응원을 계속했다.
합동응원 인파 몰려
◎…‘한국 8강 진출시 공짜 자장면 제공’을 발표한 ‘알배네’를 비롯, 대형 TV가 있는 타운의 식당과 호텔에는 이날 아침 10시경부터 붉은 옷을 입은 축구팬들이 몰려 월드컵 때의 단체 응원 열기를 방불케 했다. 알배네가 있는 상가는 주차할 곳이 없어 이중, 삼중 주차를 이뤘으며 옥스퍼드 팔레스호텔 역시 발렛을 하려는 차량 행렬이 줄을 이었다. ‘큰가마 돌솥 설렁탕’도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부터 손님들이 꽉꽉 들어 차 때아닌 축구 특수를 누렸다. 옥스퍼드 팔레스호텔의 문 원 총지배인은 “평소 토요일 오전이면 한가한 2층 커피샵에 오전 10시부터 손님들이 와 북적였다”고 설명했다.
◎…NBC만 중계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경기 당일까지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축구팬들은 정말 TV로 볼 수 없게 되자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큰가마 돌솥설렁탕’은 손님들이 웅성거리자 급히 라디오를 틀었으며 ‘알배네’는 “방송국에서 위성방송을 보내지 않아서 축구중계를 못보고 있습니다”라는 사인을 내붙인 뒤 경기가 끝난 후 녹화방송을 방영하기도 했다. 친구 2명과 함께 옥스퍼드 호텔을 찾은 에릭 김(43)씨는 “JJ그랜드 호텔, 엄마집, 알배네를 전전하다 왔는데 결국 여기서도 볼 수 없다니 맥 빠진다”며 “다른 식당들에 흩어진 친구들도 어디서 중계하느냐고 전화로 묻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PC방에 ‘축구 특수’
◎…TV중계가 무산되자 대부분의 한인들은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지만 10대, 20대 젊은이들은 재빨리 인근 PC방을 찾아 동영상 웹사이트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젊은이들은 올림픽 사이트에서 20초마다 업데이트되는 문자 중계를 보며 가슴을 졸였다.
콜로라도에서 왔다는 강우성(22)씨는 “방송 3사는 서버 트래픽이 폭주, 접속이 안 돼 브라질 등 다른 방송사 사이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등번호 21번이 찍힌 붉은 티셔츠를 입고 친구 4명과 함께 온 스티브 한(17·베벌리힐스)군은 라디오와 PC를 번갈아 듣고 보며 두 손을 모으고 “제발 한 골”을 기도하는가 하면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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