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올림픽 남자 체조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미국 선수 폴 함은 지난주 놀랄 만한 투혼을 보여주었다. 뜀틀종목에서 금메달 유망주로 여겨졌던 함이 넘어져 12위로 순위가 밀리자 금메달은 날아가 버리는 듯했다. 그러나 철봉과 평행봉 종목에서 함은 연거푸 고득점을 얻고 다른 경쟁자들의 실수가 겹쳐 다시금 선두자리를 탈환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낸 선수의 이야기는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함이 진정으로 금메달 감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함의 잘못은 아니다. 몇몇 심판들이 한국 선수에게 점수를 잘못 주어 비롯된 것이다. 처음에 최고점수를 설정한 뒤 실책을 할 때마다 감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양태영 선수에게는 이 최고점수를 잘못 계산해 적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올림픽 조직위는 심판들의 채점 오류를 공식 인정했다. 그리고 심판들을 징계 조치했다. 그러나 메달 수여 결정은 번복하지 않았다. 한국 선수단이 채점 오류에 항의하지 않고 메달이 수여된 지 이틀을 기다렸기 때문이란다. 행정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을 번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이다.
계산 착오로 선수가 금메달을 놓치는 부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함은 자신이 최고라며 금메달을 자발적으로 내놓으려 들지 않는다. 함의 금메달은 이미 변색됐다. 만일 함이 대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올림픽 조직위는 한국 관계자들이 제의한 것처럼 한국선수에게도 똑같은 금메달을 수여하는 게 마땅하다.
뉴욕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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