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최대의 사기사건으로 꼽히는 C+캐피탈 매니지먼트사 투자 자금의 상당액이 라스베가스로 쏟아져 들어갔다. 한인사회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 제대로 쓰여보지도 못하고 엉뚱한 데서 물거품처럼 사라졌다니 허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5일 공개된 은행 자료에 따르면 C+ 캐피탈 대표이자 사기 용의자 찰리 이씨는 지난 5월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 6년 동안 무려 2,000-3,000만 달러를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에서 탕진했다. 예를 들어 MGM 그랜드호텔에서 그는 한번에 25만 달러 짜리 수표를 끊으면서 총 600여만 달러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엄청난 돈을 그가 도박으로 탕진한 것인지 돈 세탁을 거쳐 빼돌린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가 않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단순히 투자자 개개인의 손해 차원을 넘어 타운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고 보면 사건내막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하루 빨리 밝혀져야 할 것이다.
용의자 이씨의 행방을 비롯, 정확한 피해 규모, 돈의 행방 등 사건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그렇기는 해도 이런 류의 사기사건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짐작할 수가 있다. 피라미드 사기, 계 파동, 투자 사기 등 각종 사기사건은 근본적으로 손바닥이 마주쳐서 소리를 낸 사건들이다. 아무리 교활한 사기꾼이라도 솔깃한 제안을 덥석 무는 피해자의 맞장구가 없으면 사기는 불가능하다. 너무 솔깃한 제안에는 함정이 있기 마련인데도 함정에 빠지는 원인은 과욕이다. 욕심이 과하면 판단력이 흐려져서 덫에 걸리고 만다. 어디로 가든 빨리만 가면 된다는 풍조, 방법이야 어떠하든 많이만 벌면 된다는 풍조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인사회 구석구석에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사기사건으로 인한 1차적 피해는 금전적 손실이다. 1억달러가 넘는다는 피해액은 LA 한인타운 경제 규모로 볼 때 가히 천문학적이다. 이와 함께 우리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인적자원의 손실이다. 한인사회, 더 나아가서 미국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할 유능한 재목들이 탐욕의 길로 잘못 발을 디뎌서 중도에 잘려나가는 사태를 더 이상 간과할 수는 없다. 성실하게 한발한발 나가기 보다 한번에 승부를 보겠다는 한탕주의가 젊은 세대로까지 번지고 있다. 가치관의 부재가 낳은 결과이자 도덕적 해이의 결과이다. 한인사회의 정신을 회복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도산 정신의 중심이 되는 정직과 성실은 아직도 한인사회의 정신으로 필요하다. 정신이 실종된 사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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