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을 노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있어서 전당대회는 존 케리 상원의원이 맞았던 전당대회와 많은 점에서 다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케리 의원이 할 일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나라를 이끌 역량이 있다는 점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도전자로서 그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석판에 메시지를 쓴다는 이점이 있다. 그가 어떤 약속이나 비전을 내세우든 그의 실적을 놓고 심판 당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부시대통령에게 전당대회는 면접시험이 아니다. 재임 중 업무 성과를 검토하는 대회이다. 전당대회장 안의 긍정적 평가와 달리 유권자들은 현재 상당히 회의적이고, 이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과반수인 것으로 여론 조사 결과 나타났다. 전당대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할 일은 그런 유권자들의 마음을 바꾸어 놓는 것이다.
4년 전을 회고해보면 부시 대통령의 업무 수행 방식은 처음 내세웠던 것과 많이 다르다. 2000년 캠페인중 부시 후보는 초당적 화합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실제 통치 방식은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의 양극화를 초래했다. 후보로서 부시는 겸손한 외교정책을 내세웠지만 대통령으로서 부시는 우방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낳았다.
전당대회에서 부시는 공화당의 친절하고 부드러운 측면을 내세우려 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먹혀들기는 4년 전에 비해 훨씬 어려울 것이 확실하다.
부시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했다. 대선 후보로서 미국의 리더십 역할에 소극적이었던 그가 9.11 테러 공격 사건이 터지자 미국의 힘을 비전으로 내세우는 행동파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세금 감면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급변한 경제 상황,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같은 정책을 고수했다.
부시는 재선에 합당한 성과로 테러와의 전쟁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라크 침공 결정의 정당성 뿐 아니라 전쟁을 제대로 수행했는 지에 대해서도 그 정당성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이라크 내 반도들의 폭동, 불완전했던 전후 준비 작업, 충격적 포로 학대 사건 등에 대한 규명이다.
아울러 부시는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개혁 등 재임 중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을 앞으로 어떻게 다룰지도 전당대회에서 밝혀야 할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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