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이야기를 듣자면 그는 모든 이민자들이 가진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다. 그만한 이야기가 없다.
한때 오스트리아 농장 소년이었던 그가 영어 한마디 못하고 돈 한푼 없이 미국에 도착하던 때를 회상하며 “나는 무일푼이었지만 꿈에 가득 차 있었다”고 말하자 공화당 전당대회장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 그는 바디빌더 챔피언이 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가 되었으며, 부유한 사업가가 되더니 지난해 가을부터는 미국에서 제일 큰 주의 인기 주지사가 되었다.
그러나 슈워제네거에 보내는 박수갈채는 이민정책과 관련한 미국의 깊은 분열을 눈가림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 미국 내 반이민 정서는 너무 강하다. 불법체류 노동자들에게 임시 체류자격을 주려던 대통령의 계획이 의회에서 죽어버렸고,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주려던 민주당 안도 지금 공중으로 사라져버렸다.
이민자의 나라로서 예외적 성공 스토리에 환호하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엉망이 된 이민정책의 꼴불견 현실을 다루는 문제는 훨씬 어렵다.
한편 전국 최대의 이민자 그룹인 히스패닉의 존재가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별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 히스패닉은 지난해 이후 최다 소수계로 자리 잡았다. 인구의 13%이며, 4,000만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번 전당대회의 수십명 연사들 중 히스패닉 얼굴은 단 둘이었다. 대통령의 조카인 조지 P. 부시와 네바다 검찰총장인 브라이언 샌도벌이다.
부시 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히스패닉 표의 35% 정도를 끌어 모았다. 올해는 그 숫자를 40%로 올리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지난 7월 여론 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부시 지지율은 32%에 불과하다.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지난 몇 년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들 급속하게 증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진지한 호응을 얻으려면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히스패닉 연사 수를 늘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 개개인이 걱정하는 바를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한다.
USA 투데이 사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