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민와서 리커스토어를 10년 넘게 운영했던 한 한인은 최근 가게를 정리하고 직장인으로 변신했다. 한때 리커스토어를 3개나 운영했다는 이 한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신없이 일하다가 집에 가면 곯아 떨어지고 커가는 자식과 말 한마디 못 나누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기 위한 과정이라고 자위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강도의 총이 제 머리에 겨누어진 것을 몇번 경험하고 나니깐 ‘한번 사는 인생인데, 이거는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한인은 수입은 절반 이상으로 줄었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한다.
반대로 최근 직장에서 다년간 근무하다 아내와 함께 샌드위치샵을 오픈했다는 또 다른 한인은 창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한인은 “과부 마음은 과부가 안다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니깐 한인 업주들의 애환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고생은 해도 역시 비즈니스를 해야 미국에서 집도 사고 장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했지만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실감했다고 한다.
그의 지출 명세서를 보면 상해보험인 워컴으로만 매달 거의 1,000달러가 나간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최저 인건비도 업주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다. 렌트와 가게 보험도 6,000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전기세와 물세 등으로 매달 2,000달러가 넘게 나가고 정부에 보고해야 할 세금과 각종 기록은 뭐가 그리 많은지. 2주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월급날이 되면 체킹구좌 밸런스에 조마조마 해야하고 파김치가 돼 집에 가면 가게와 집안 관련 각종 서류와 페이먼트 정리를 해야한다.
무엇보다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3개월간 금리를 3번이나 인상하면서 SBA론을 받아 창업한 이 한인은 페이먼트 부담이 3개월간 0.75%나 상승하면서 추가 페이먼트가 수백달러 증가했다. 이 한인은 “한달동안 25일 이상은 건물주와 정부, 종업원을 위해 자원봉사하고 나머지 3∼5일정도 매상이 우리 수입”이라며 “매상은 크게 증가하지 않은채 각종 세금과 지출 등 사업경비만 계속 늘어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민세대, 또 자영업자가 다수를 이루고 있는 한인사회에서 자영업자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다. 또 다른 한 한인 자영업자는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너무 힘들지만 매일 고맙게 찾아주는 미국인 단골이 건네주는 따뜻한 인사의 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우리같은‘직장인’들이 이들 한인업주들을 위해 해줄 것은 없다. 이왕이면 한인 업소를 이용해주고 업주에게‘가게 운영하시느라 힘드시지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조환동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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