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할 때마다
한짝씩 없어져?
빨래를 할 때마다 참으로 이상하게 양말이 한 짝만 없어져 버리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 그 원인에 대한 설명 또한 구구하지만 어쨌든 간에 결과적으로 남아있는 짝도 신을 수 없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건지, 양말 주인이 생각을 바꾸면 어떨까를 궁리하던 사람들이 양말 회사를 차리기에 이르렀다.
‘리틀미스매치드’사, 10대 소녀 겨냥 ‘어울리지 않는’제품 시판
한 상자에 3개, 7개 단위 포장… “색 무늬따라 맘껏 골라 신어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틀미스매치드’(LittleMissMatched)가 11세쯤 된 아이들을 겨냥해 만드는 10대 소녀용 양말은 한 상자에 든 양말의 갯수부터가 1개(1달러), 3개(5달러), 7개(10달러)일 뿐만 아니라 여러 개라도 짝이 맞는 것은 하나도 없다.
누군가 짝이 맞지 않는 양말을 만들면 양말 한 짝이 없어져도 염려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4명의 동업자가 차린 이 회사 제품은 지난 8월말부터 ‘노스트롬‘ 백화점과 ‘리넨 & 씽즈’에서 팔리고 있다. 상자 속에 든 양말이 갯수부터 홀수고, 같은 무늬조차 하나도 없지만 무늬들이 눈에 띄게 충돌하지도 않는다. 또 134개 양말 디자인을 4개의 색조 그룹과 3개의 취향 그룹으로 나눠 놓은 이 회사 특유의 분류법에 대한 안내서가 포장마다 들어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자기 자신을 보다 보수적 스타일을 좋아하는 ‘카인다’ 그룹으로 여긴다면 같은 색조의 양말을 사는 것이 좋다. 한 짝은 별, 다른 짝은 클로버 잎사귀 무늬일지라도 색깔만은 동색조로 잘 어울린다. 그보다 대담한 ‘알로타’ 그룹이라면 마음대로 골라서 실컷 섞어 신어도 된다.
발목 고무줄 안쪽에 양말의 색조 이름과 무늬 번호가 들어 있는 이 양말은 수집용으로도, 패션 선언용으로도 좋다. 예를 들어 마블러스 18이라면 녹색 금붕어 모양 무늬의 짙은 청색 양말이고, 패뷸러스 33은 핑크빛 하트 무늬의 빨간 양말이다. ID 번호는 이 양말의 교환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추가됐다. 소녀들이 서로 양말을 바꿀 때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또 곧 ‘나의 잘못 짝 지워진 인생’이라는 책도 출간한다. 앞으로 잠옷, 플립플랍, 기타 위아래나 좌우가 동일한 의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장기적 포석의 일환인데, 다수의 사람들과는 불일치하더라도 나만의 길을 가는 즐거움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래도 당장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은 10대 소녀용 양말이다. 이미 전국의 600개 상점에 60만켤레를 팔았다. 미국인들이 연간 소비하는 양말의 양 50억 켤레에 비하면 극소량에 불과하지만 기대를 넘어서는 판매고 신장 및 색조를 추가해 달라는 e메일 메시지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고 동업자 중 한 사람인 조나 쇼는 기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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