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소비자가 고쳐야 할 점으로 참을성 부족과 불합리한 요구, 은행규정 무시, 고위층과의 친분 과시 등을 꼽았다. 한 은행에서 소비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기획시리즈 : 소비자들도 이것만은 고치자
은행고객들의 몰상식 매너
지난 1일자 본보 경제섹션 3면에 “소비자들 비양심 백태” 기사가 나간 후 업소만큼이나 소비자들도 올바른 매너를 가져야한다는 한인들의 전화가 잇따랐다. 그동안 업소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요구는 높았지만 그에 반해 소비자들의 ‘무 매너’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타운 상권이 확장되면서 한인 비즈니스는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다. 한인업소들의 경우 꾸준한 개선 노력을 통해 주류사회 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하나 둘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의식수준도 같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주변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상식적인 소비자도 적잖다. 이에 따라 본보는 3회에 걸쳐 ‘소비자들도 이것만은 고치자’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싣는다.
수수료 깎아달라… 텔러를 하인 부리듯
■“나 행장하고 잘 아는데...”
은행 관계자들은 규칙을 무시하는 고객을 몰상식한 손님 1위로 꼽았다.
LA다운타운 지역의 한 은행 지점장은 “9.11 이후 은행보안법이 강화돼 큰돈을 거래하는 손님과 신규 거래 손님에게 자세한 신상 정보를 묻는 경우가 늘었는데, 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손님이 적지 않다”며 “규정에 따라야 하는 창구 직원의 입장도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은행장 등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규칙에 어긋나는 무리한 부탁을 하는 손님도 적잖고, 무조건 지점장을 찾는 한인도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점장은 “오랫동안 거래한 고객이 선입금을 요구하거나, 집을 살 때 은행 잔고를 늘려달라고 부탁하면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수수료 면제해 주세요.”
수수료를 깎아 달라고 요구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운타운 지역의 한 지점장은 “입금을 제 때 하지 않아 수표가 부도 난 뒤에 돈을 입금하면서 수수료를 면제 해 달라고 하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다”고 밝혔다. 한인타운 지역의 한 지점장은 “미국계 은행에 가면 원칙을 따르면서 한인 은행에서는 ‘수수료도 안 깎아주면 왜 한인은행 이용하느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어디서나 빨리빨리
참을성 부족과 화를 잘 내는 것도 한인 소비자의 큰 단점으로 꼽혔다.
고객 서비스 담당자들은 “은행에 오면 모든 게 바로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손님에게 업무처리 절차를 설명할 때, ‘내가 너보다 많이 배웠으니까, 가르치려 들지 마라’고 하면 정말 서운하다”고 말했다. 세리토스 지역 은행 지점장은 “기다리는 손님이 세 명만 돼도 불평을 하는 손님이 많아, 대기자가 세 명을 넘으면 지점장이 직접 창구 일을 처리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인은행은 대서소?
노인 고객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업무와 관계없는 질문을 하고, 전표 작성도 창구 직원에게 미룬다.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노인들이 있다는 것. 한 지점장은 “영어를 모른다며 출금 전표를 대신 작성해 달라고 부탁해 돈을 찾은 뒤, ‘내가 서명하지 않은 돈이 빠져나갔다’고 시치미를 때며 환불을 요구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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