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클레어몬트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은 말 그대로 질퍽한 개펄에서 나뒹구는 형국이다. 연일 주요 언론의 정부에 대한 성토와 정부 여당의 이에 대한 공격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나 실제로는 각각 기득권 세력으로서의 이권다툼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러한 끝도 보이지 않으며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사건의 시초는 감정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국가를 이끌어가고 사회의 여론을 형성해 가는 데는 어느 정도 감성에 호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념해야 할 것은 이 모두가 사실과 이성에 근거하고 상식에 그 철학의 뿌리를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 여당에 대한 신문의 성공적인 견제는 논리적 타당성과 끊임없는 후속 보도에 달려 있다.
현재 한국 언론과 지면을 채워나가는 기사의 내용은 그저 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는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여당 외에도 알려야 할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거의 대문짝 만하게 기사화되는 대통령의 이름을 하루에도 수십개씩 일간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신문의 논조도 결론적으로 뭐 이런 지도자가 다 있느냐는 식이다. 그리고 이에 동조하지 않는 친정부적 방송에 대해서는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며 섭섭한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감정대립 형태와 무조건적인 대결구도에서는 신문이 잃는 것이 너무 많다. 많은 언론인이나 정치학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처럼 정권은 짧고 언론의 생명은 길다. 치고 받기 식의 감정대응은 언론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고 족쇄를 채우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뉴욕타임스의 경우를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충실한 취재와 증거확보로 심층보도를 하며 잘못된 정보로 기사를 작성한 베테런 기자에 대해 신문사 스스로 고해성사를 했던 것은 한국의 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언론은 철저한 증거확보에 의한 수준 높은 기사로 정부시책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대안을 통해 정부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한다.
지금처럼 말꼬리를 잡거나 문맥의 일부분을 트집잡거나 이념적 편향으로 몰고 갈 경우 모든 국민이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한국의 신문사들이 냉철하고 건강한 언론기관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길 촉구하고 싶다.
정부의 잘잘못을 가리고 비판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개혁적이고 국민복리에 부합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호소의 대상이 정부 여당이 아니라 공정하고 당당한 판결을 내려줄 국민 그리고 독자라는 진실이다. 이렇게 할 때 신문은 정부여당을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공박하는 한편, 역사 속에 긴 생명력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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