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한인타운 래디슨윌셔 플라자 호텔 2층 회의실. 타운 절반을 관할하는 LAPD 윌셔경찰서 관계자들과 한인 커뮤니티 인사들이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가졌다. 안면도 트고 타운 방범대책도 논의하자는 만남이었다.
마이클 무어 LAPD 서부지역 본부장, 리처드 웨머 윌셔경찰서장을 단 변·팀 김 순찰반장, 찰리 최 갱 수사과장, 조희배 폭력범죄 수사과장, 조슈아 조 수사관, 마크 정·알렉스 김 사전트 등 낯익은 한인경관은 거의 다 참석했고 타인종 경관도 상당수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러나 한인사회에서는 10여명의 요식협회 회원들과 코리아타운 방범순찰대 회원들, 평소 경찰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몇몇 인사를 제외하곤 일반인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번 모임은 한인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윌셔경찰서가 한인들의 건설적 의견을 청취해 방범업무에 반영하려고 마련한 것이었다.. 타운에서 살며 일하는 한인이면 바쁘더라도 참석해 안전한 타운건설을 위해 경찰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올들어 한인관련 살인사건은 뜸해졌지만 강도, 성폭행, 주거 및 업소침입 절도 등 각종 범죄는 여전히 타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과 한 달전 고객들로 붐비는 웨스턴가의 한 샤핑몰 한인 보석상에 떼강도가 들어 10여만달러 상당의 고급시계를 털어 달아났다.
한인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은근슬쩍 경찰의 ‘능력’을 탓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범죄를 경찰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다. 요즘 경찰이 처한 상황은 말이 아니다.
LAPD의 경우 경관 9,000여명이 주민 수 백만명을 관리할 정도로 전체적으로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시정부 재정난으로 신규채용은 동결된 상태며 오버타임 수당을 줄이려고 웬만한 경관은 하루 10~12시간씩 매주 3~4일 근무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타운내 한인인구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한인경관들은 타운근무를 기피하는 것도 문제다. 타운에서 일하면 고맙다는 말은 커녕 온갖 손가락질과 투서, 청탁에 시달려 너무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윌셔경찰서가 한인사회와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웨머 서장은 이날 “앞으로 한 달에 한번씩 한인들과 만나 커뮤니티 치안대책을 논의하고 싶다”며 경찰이 범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한인들의 적극 협조를 부탁했다. 더 이상 ‘범죄와의 전쟁’을 강 건너 불 보듯 할게 아니라 한인들도 책임의식을 갖고 커뮤니티 안전을 위해 경찰과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구 성 훈<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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