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 대선이 끝나고 나면 약 한달 후인 12월4일 LA 한인타운에서도 또 한번의 선거가 실시된다. 지난 3월말 연기됐던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의 대의원 선거가 열린다.
주민의회는 LA시가 참여 민주주의를 실시한다는 명분으로 지역별로 나눠 조직중인 풀뿌리 소의회지만, 이번 선거는 한인타운과 한인들에게 중요하다.
주민의회는 비주류일 수밖에 없는 한인들도 민주적 절차를 걸쳐 기초단계지만 제도화된 정치권인 주류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한인들의 수준을 스스로 가늠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시험무대다.
‘감투’보고 부나방처럼 덤벼드는 뜨내기 출마자들을 걸러내고 한인타운에 대한 따뜻한 관심으로 성심껏 일할 수 있는 일꾼을 찾되, 과반수 이상으로 한인이 당선되면 ‘한인을 위한 코리아타운’을 만들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는 배타주의적 함정에서도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LA 한인타운은 잠깐이나마 선거 열풍으로 달아 올랐었다. 총 35명의 대의원을 뽑는 선거에 한인만 4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선거가 연기되면서 관심은 시들해졌다.
부풀어진 관심 속에 너도나도 식으로 몰려들었던 후보들은 감투에 대한 환상이 걷히자 하나, 둘 떠났다. 꾸준히 출석해 임시대의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한인이 몇 명 안 된다는 것이 지난 3월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대다수가 ‘거품이 잔뜩 낀 뜨내기 출마자’였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무관심보다는 관심이, 방관보다는 참여가 바람직하겠지만 얼굴만 내비치고 어깨에 힘주려는 생각으로 다시 출마를 생각하는 이들은 당선이 되더라도 한인타운의 일꾼이 아닌 독소가 될 수밖에 없다.
LA한인타운은 ‘한인들의 것’이기 때문에 과반수 이상의 대의원들이 한인타운의 이익을 보장해 줄 것이란 커뮤니티 이기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꾸준히 회의에 출석해 히스패닉, 백인, 흑인 대의원들과 함께 진지한 대화를 통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한인의 수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그 많던 후보는 다 어디로 갔을까?
배 형 직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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