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교 (의사·리치몬드, VA)
가을은 어느 곳에서도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 우리 가슴속에도 애태우며 그리던 꿈이 조금씩 이루어 간다.
10월 23일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수지 추모 음악회는 여러모로 우리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수지의 아름다웠던 삶을 기리는 목적으로 시작된 이 음악회는 재능 있는 신인 음악인의 발굴과 현역 중간 음악인들의 발표와 만남의 조화를 균형있게 이루며 알찬 음악회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어둠이 밀려와서 포토맥 강은 흑진주처럼 까맣게 반짝이고 있다. 케네디 센터의 테러스 극장은 소극장답게 아담하고 편안하다. 이경진 씨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로 음악회의 문을 열었다. 아름다운 저음의 선율이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온다 오흰바흐의 제크린 엘리제도 더욱 깊게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고운 자세와 정교한 손의 움직임이 애수에 찬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킨슨의 나의 어머니는 진지하게 어머니의 사랑을 선율에 담고 있었다.
조이 로는 깜찍했던 소녀의 모습을 벗고 아름답게 성숙한 피아니스트가 되어 있었다. 조이는 쇼팡의 환타지와 리스트의 항가리안 랩소디로 음악의 소리에서 환상의 세계로, 감동에서 감격으로 그레쵠 과 보왼의 토카타로 마음을 격랑케 하는 신이 주신 귀한 마법의 손을 갖고 있었다. 또 다른 신세대의 스타, 바이올린의 맥케인, 피아노의 롭첸스키 이제 이들은 조이와 같이 줄리어드에 재학중인 음악도 이지만, 음악을 예술 이상의 창조적인 삶을 익히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무대에 서는 연습부터 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청중, 아니 그들의 후원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지 기념 음악회가 이들의 바람을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2부의 순서는 성악으로 이루어 갔는데 소프라노 헬렌 장의 곱고 가냘픈 미성, 테너 양제혁 씨, 바리톤의 문형일 씨, 특히 솔로도 좋았지만 이 두 분의 흔치않은 완벽한 화음과 독특한 개성있는 음악을 선보여서 앞으로 이들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한다. 수지의 사촌, 알버트의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듣는 이로 하여금 고난과 설움을 이기는 주님의 은혜를 슬픈 음률로 눈물을 흘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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