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생뻘 되는 애가 느닷없이 ‘언니, 부자지?’라고 물어왔다. 비싼 옷도, 보석도 하나 걸친 것이 없는데, 더구나 사람들 앞에서 흥청망청 돈 쓴 일도 없는데. 사람들이 부자의 기준을 어디에 두는 지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직장도 없는 백수라고 하니까 아마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의 돈 씀씀이가 장난이 아니다. 백만 불이 넘는 집을 쉽게 장만하는가 하면, 남이 하는 골프, 자기 하나 빠지면 큰 일이라도 나는 양 너도 나도 골프 채를 휘두른다. 어떤 친구는 스쿨버스 보조를 하면서도 큰 호화주택을 구입하고 최소한 렉서스는 타야 된다며 4만 불이 넘는 차를 구입했다. 능력이 있으면야 그럴 만도 하겠지만 남이 하니까 나도 빠질세라 그 대열에 끼기 위해 비싼 이자까지 얻어서 융자를 내고는 융자 다 갚을 때까지는 일을 그만 둘 수 없다며 투덜댄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 가려다 가랑이 찢어질’ 일이다.
돈 많은 부자, 그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휴지로도 쓸 수 없는 돈이란 종이 한 장 때문에 어떤 이는 돈이 많아 행복해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돈 때문에 귀하디 귀한 생명을 헌신짝 버리듯 한다. 돈이 어떻게 인생의 전부일까 마는 그래도 사람들은 돈을 좇아 새벽부터 밤늦도록 고된 삶을 살고 있다.
옛말에 ‘개처럼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게 일해서 어렵게 모은 돈을 쉽게 써 버릴 땐, 정말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좀 더 알차게, 좀 더 보람되게 쓸 수도 있으련만 그런 것은 모두 귓전이다.
70이 훨씬 넘은 어떤 노인 부부는 삶이 너무 어려워 그 연세에 청소일이라도 해 보려고 직장을 구하러 다니고 있다. 그런데 돈 많은 부자님들은 자신의 주위도 돌아 볼 줄 모른다. 하긴 그들 주위엔 온통 부자들만 살 터이니 가난한 이들이 눈에 들어올 리 없겠지만, 그렇게 찬란하게 호화롭게 사는 삶이 참 부자라고 착각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참 부자는 가난하지만 넉넉한 마음, 평화로운 가정, 웃음이 넘치는 행복 가득한 가족들, 저녁이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내게 해 주신 하느님께 오롯이 무릎 꿇어 감사의 기도라도 드릴 수 있는 그런 삶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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