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회. 중남미인과 중남미 문화 17. 기후
남미의 기후는 북미나 한국의 기후와 정반대이다. 즉 여기가 여름이면 거기는 겨울이고, 여기가 겨울이면 그 곳은 여름이다.
남미 다섯 나라 중 다른 나라들은 모두 바다를 끼고 있어 여름에 특별히 덥지 않으나 내륙국인 파라과이는 여름에 참으로 덥다. 여름 기온이 보통 섭씨 40~45도 정도를 오르내려, 자동차 안의 카셋이나 볼펜 등이 휘어서 못 쓰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차 본니트 위에 계란을 깨놓고 5분쯤 기다리면 잘 익은 계란 프라이가 되어 먹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그래도 지낼만한 것은 기후가 습도가 적고 건조하여 그늘에서는 견딜만하며, 뜨거운 여름에는 며칠에 한번씩 소나기가 내려 더위를 식혀주지만 그래도 에어컨이 없는 서민들은 애로가 엄청 많다.
얼마 안 되는 중상류 계층을 빼놓고는 집에 에어컨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아 여름에는 더위가 식어 가는 시간인 밤 12시 이후라야 집에 자러들 간다.
덥고 긴 여름을 보내기 위해 새벽까지 노천에다 테이블을 늘어놓고 음식과 맥주를 파는 식당들이 성업을 이루고, 잘 빠진 처녀 총각들이 모여 앉아 담소와 사랑을 나누며 밤을 지새우는 풍경에서 남국의 정취가 물씬 묻어난다.
미국에 사는 독자들은 주변에서 매일 만나는 라티노들을 떠올려 ‘그들이 잘 빠졌다’라는 표현에 거부감이 생길지 몰라도 그것은 중미인과 남미인의 차이를 간과한 경솔한 판단이다.
남미에서는 Meztiso(백인과 인디오의 혼혈인)를 칠레와 파라과이에서나 볼 수 있으며, 또 그쪽 Meztiso는 백인 우성으로써 중미인, 즉 멕시코인들보다 키도 크고 인물이 잘 생겼다. 재수 좋으면 파출부도 영화배우 같은 파출부를 구할 수 있다.
라티노들은 참으로 낙천적으로 산다.
물론 그들의 낙천성의 바탕에는 수백년간 착취를 당해온 권력에 대한 체념과 자조가 깔려 있다.
500년 전 그들의 선조인 인디오로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착취 대상이었으며, 한번도 신분상승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와는 문화가 달라서 서로의 사고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한국인들이 일마다 서두르고, 노는 날 없이 365일 일하는 것을 보고 그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아니 왜 저럴까? 죽을 때 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참으로 그들과 오랜 세월을 같이 생활하였고, 그들의 사고에 공감을 하면서도 “그래도 사람이 뭘 성취하는 맛에 살지!”라고 일에 매달리면서 자기 합리화를 꾀하는 것은 필자 역시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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