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쾌걸 춘향’서 이몽룡 역 맡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엑스트라로 연기를 시작해 1년 반 정도 엑스트라로 일했어요. 연기는 하고 싶은데 딱히 데뷔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재희(24)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으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연기자다. `빈집’이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무명 탤런트에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그 후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빈집’으로 남자 신인상을 거머줬고 최근 KBS가 기획, 제작하는 월화미니시리즈 `쾌걸 춘향’에서 주인공 이몽룡 역을 맡아 내년 초 화려하게 드라마에 컴백한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그의 성공기. 그러나 그 뒷면에는 오래 참고 기다린 연기자의 근성이 있었다.
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시 서울종합촬영소 인근 한 식당에서 만난 재희는 조선시대 선비의 모습이었다. 드라마가 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지만 드라마 도입부에서필요한 고전신을 찍기 위해 이날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차림으로 나타난 것.
그는 96년 데뷔한 방송 9년차 연기자다.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재희는 어린 시절 미술에 재능을 보여 미술공부를 하게 됐다고 한다.
어머니는 제가 초등학교 시절 미술 경시대회에서 수상을 하자 미술에 재능이있다며 그림 공부를 시키셨어요. 그런데 저는 미술공부가 싫었거든요. 하루 8시간씩 그림 그리는 것도 지겨웠고요. 당시 방에서 공상하기를 즐겼는데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재희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굳히고 엑스트라부터 시작했단다.
엑스트라 생활을 할 때 노숙을 많이 했어요. 촬영장소가 서울에서 먼 곳인 경우도 많았는데 그때는 엑스트라들을 서울까지 데려다 주지 않았거든요. 촬영이 늦게끝나면 촬영지 인근이나 지하철 역사 등에서 많이 잤어요. 돈도 없고 집까지는 너무 멀어서 노숙을 해야만 했죠. 그는 엑스트라 생활 때문에 학교도 자주 빠졌다.
학교에 가면 무조건 맞고 시작했다는 재희는 그래도 담임선생님이 엑스트라 시작하는데 어머니를 설득해 주시고 학교에서도 많이 보호해 주셨다며 연기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담임선생님의 도움이 컸다며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본인 말대로 학교에 거의 가지 않았다는 재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합격했다.
그는 대학에 가야한다는 생각에 수능시험 앞두고 6개월 간 죽기살기로 공부했다며 당시 270점은 넘겨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는데 그 점수 받았다고 싱긋웃기도 했다.
그는 영화 `빈집’을 찍기 전 2년 동안 공백기도 가졌다. 연기자로서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서다.
앞으로 연기를 계속하려면 조급함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2년은 제 연기에 대해, 제 삶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영화 `빈집’ 때문에 자신의 어두운 부분만이 부각돼 코믹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를 선택했다는 재희.
그는 `쾌걸 춘향’에서 이몽룡은 珝ː?행동이 일치하는 않는 즉흥적인 캐릭터라며 이번 역할이 자신에게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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