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시아재단 더글라스 버루터 회장(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강연장에 도착하고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보다 유연한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아시아재단 초청으로 25일 저녁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 번영을 위한 한국의 전략적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포기+미국의 북한 안전보장’을 동시에 교환하는 대타협을 촉구했다.
북핵문제의 해결방안으로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검증받는 한편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미국이 안전보장과 경제제재의 해제라는 ‘당근’을 주어도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6자회담 당사국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채찍’을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부시대통령 재임 1기의 4년간 대북정책에 대해 적극적 태도 없이 시간만 끌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한 김 전 대통령은 회담을 여는 것보다 무엇을 합의하느냐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미국의 성의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한반도의 통일방안에 대해 김 전대통령은 한국의 여건상 독일식 흡수통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평화공존과 평화교류, 평화통일이라는 3원칙 아래서 남북연합과 남북연방, 그리고 완전통일의 3단계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독도문제로 불거진 한일간의 갈등 해결방법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전후 독일은 과거에 대해 철저히 사과하고 보상한 후 유태인 학살시설을 보존하는 등 잘못된 역사를 국민들에게 어릴 때부터 교육시키고 있다면서 이와는 달리 일본은 과거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고 마치 (한국민에게) 은혜를 베푼 것처럼 미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리는 일본과 좋은 이웃이 되길 원한다고 전제한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일본이 새로이 태어난다는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좋은 이웃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명히 말하겠다고 경고했다.
강연에 앞서 더글러스 버루터 아시아재단 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초청, 강연회를 갖게된 것에 감사를 표시했다. 실타래처럼 얽힌 동북아시아의 난제를 알기쉽게 풀어간 김 전 대통령의 강연이 끝나자 500여 청중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배웅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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