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가 몇 번 잘 뛰었다고 해서 먹이를 더 달라고 조르는 것 봤나. 조금만 잘하면 돈 더 달라고 달려드는 운동선수들과 싸우는 것보다 훨씬 낫다.”
샌디에고 차저스의 전 구단주 유지인 클라인은 NFL 구단주에서 경마주로 전업한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던 적이 있는데 올해는 뉴욕 양키스의 ‘무서운 보스’ 조지 스타인브러너가 마주인 말이 켄터키더비(총상금 239만9,600달러)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화제다.
메이저리그 자유계약 시장에서 돈을 펑펑 쓰기로 유명한 스타인브러너는 매년 5월 첫 번째 토요일에 열리는 경마계 최고 전통과 권위의 대회 켄터키더비에서 아직 우승을 맛본 적이 없다. 지난 77년 처음으로 내보낸 ‘스티브스 프렌드’로는 5위 상금을 받았지만 ‘이터널 프린스’는 85년에 12위, ‘딜리전스’와 ‘콘체르토’는 각각 96년과 97년에 9위, ‘블루버너‘는 2002년 11위에 그쳤다.
야구에서 이런 성적을 냈으면 감독까지 몽땅 갈아치우겠지만 경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나 랜디 잔슨 같은 수퍼스타들이 항상 자유계약 또는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는 게임이 아니다. 켄터키더비는 3세 말들로 출전자격이 제한 돼 있어 우승이 더 어렵다. 기회는 딱 한번뿐이다.
그러나 올해는 기대해 볼만하다. 뉴욕의 명 트레이너 닉 지토에게 맡긴 ‘벨라미 로드’(Bellamy Road)가 최근에 나간 2개 레이스에서 합계 17½마신 차의 압승을 거두며 우승후보 0순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1¼마일 레이스에는 모두 20마리가 출전하는데 ‘하이 플라이’ ‘노블 커즈웨이’ ‘선킹’ ‘안드로메다스 히로’ 등 지토 트레이너가 조련한 말이 그 중의 ¼이나 된다. 지토는 역전의 명수였던 ‘스트라익더골드’(1991년) ‘고우포진’(1994년)에 이어 3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가장 낮은 5-2 배당률(2달러 당 5달러)이 점쳐지고 있는 ‘벨라미 로드’는 4일 스타팅 포스트 추첨 결과 기수 하비에르 캐스텔라노를 태우고 16번 게이트에서 출발하게 됐다. 1995년 챔피언 ‘썬더걸치’, 1999년 챔피언 ‘캐리스매틱’, 2001년 챔피언 ‘모나코스’와 출발지점이 같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다. ‘벨라미 로드’가 경계해야할 상대들로는 ‘어플릿 알렉스’와 ‘밴디니’ 등이 꼽히고 있다.
양키스는 4일까지 11승16패로 수퍼스타들이 ‘몸값’도 못하고 있는데 ‘벨라미 로드’가 과연 스타인브러너 구단주의 속을 잠시나마 후련하게 해줄지 궁금하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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