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고생하시니 ...
요즘도 이런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으나 한국에서 국민학교 시절을 보낸 지금의 어른들이나 청년들은 거의 다 이 노래를 알거나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노랫말을 지은이가 자칭 국보라고 하던 양주동 박사임을 기억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고 국보께서 이 노랫말을 지어 낸 바탕글이 불경, 구체적으로는 부모은중경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훨씬 적을 것이다.
불설대부모은중경, 줄여서 부모은중경이라는 길지 않은 경전이 있다.
부모님, 특히 어머님 생각이 나거든 찾아서 한 번 읽어보시라. 그러나 부모님, 특히 어머님에 대해 가슴이 아리거나 지은 죄가 많거든 함부로 이 경전을 펼치지 마시라. 반드시 흐느낌을 가릴 수 있고 뉘우침의 눈물을 적셔낼 만한 고즈넉하고 외진 장소와 시간을 먼저 마련할 일이다.
무명에 싸인 내 자신의 알 수 없는 충동에서든 종족보존의 집단무의식에서든 하느님의 섭리로 맺은 아름다운 사랑의 결과로서든 내 아내, 나의 여자에게 생명의 씨앗을 맺게 말미암은 모든 사나이들은 이 경전을 한 번 읽어볼지니, 마치 풀잎 끝에 맺힌 아침이슬 방울이 낮이 되면 없어지듯이, 새벽에는 피가 모였다가 한낮이 지나면 흩어져 버리는 첫째 달에서부터, 그 아기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착한 이라면 두 손을 모으고 나오면서 어미를 덜 괴롭히지만 못된 자식이라면 태를 깨뜨리거나 다리로 어미의 골반 뼈를 치기도 하는 등 어미로 하여금 천의 창에 찔리는 듯, 만의 창에 가슴이 쑤셔지는 듯 하는 마지막 열째 달까지 그대의 여자가 겪는 아픔과 두려움을 알게 되리라.
이런 쓰라림을 겪으면서 낳아주신 뒤에도 또 열 가지 큰 은혜가 있음을 건성으로만 아는 모든 남녀들은 한 번 이 경전을 읽어보시라. 태에 실어 보살피는 은혜에서부터 마른자리 진자리 갈아 눕히시는 은혜, 먼 길 가면 문 기대어 걱정하시는 은혜, 백 살이 되어서도 여든 살이 된 자식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어버이의 은혜가 가락에 실려 그대의 흐느끼는 마음의 강물을 따라 흘러가리라.
마음은 구만리, 세계가 이웃집이요 달나라가 놀이터가 되어 가는 전광석화 같은 편리와 속도의 세상에서도 물 막혀 산 막혀 하늘이 막혀 올해도 어버이를 못 뵈옵고 처자식을 못 부둥켜안는 한 많은 나의 벗이 있거들랑 조금은 위로를 받을지니, 그 옛날에도 집 떠나 혹 꾐에 빠져 죄 짓거나 업신여김 받고 추위에 떨며 굶주리다가 심지어 해골을 풀밭에 흩뜨리고야 마는 불행한 이, 효도 못한 이들이 있어 은혜 갚는 길을 물었더이다.
부처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비록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 수미산을 백번 천번 돌다가 가죽이 터져서 피가 나오고 뼈가 터져 골이 흐른다 해도 어버이의 은혜는 다 갚을 수 없을 것이라 하셨지만 불쌍한 저희를 위하여 한 가지 길을 일러주심이라. 그대가 정히 이 길을 알고자 한다면 어디 찾아서 한글 부모은중경을 찬찬히 한 번 읽어보시라.
이 원 익
(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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