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에 드디어 라틴계 시장이 탄생하였다. 17일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의원의 시장 당선은 천사의 도시 LA가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이번 선거로 LA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라틴계가 시의장직은 물론, 시장 직까지 석권하였으며 라틴계와 경쟁관계에 있는 흑인 커뮤니티와 백인 유권자, 공화계 유권자, 밸리 지역 유권자들까지도 비아라이고사 후보의 손을 들어주어 인종간의 벽이 어느 정도 와해되었다.
앞으로 당분간 정치전문가들의 선거결과에 대한 분석이 줄을 잇겠지만 공감할만한 비전이 없고 방향감각이 뚜렷치 않은 한 시장의 리더십 문제, 후보들 간의 도토리 키 재기 식의 선거운동에 식상한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외면, 또 시 문제에 관한 불확실한 정책 대안 등 한 시장이 자기 지지 기반을 지키지 못한 상태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의 선거 적극 참여와 비아라이고사 당선자의 젊고 활기찬 모습이 대안으로 부각 된 것이 이번 선거 결과라고 하겠다.
한인사회의 경우 커뮤니티 차원의 정치참여가 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 정치적으로 확실하게 진일보한 선거라고 하겠지만 한인 유권자 개인 개인의 정치력 신장이나 선거 참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수준이하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인회에서 추진한 정치활동위원회의 활약은 칭찬 할만하다.
그러면 앞으로 라틴계의 비아라이고사 시장과 한인사회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지금부터 진짜 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비아라이고사 후원회의 관계자들은 다음 사항에 유념하여 그 동안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벌인 지지운동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 먼저 비아라이고사 당선자가 정견발표회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인사회를 위해 밝힌 약속들을 실천하도록 후원자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비아라이고사 당선자가 예선을 통과하면 반드시 본선 정견발표회에 참여한다고 약속하였다가 이를 번복하였는데 들끓는 한인사회의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 나중에 참석하기로 다시 결정한 것이 좋은 예라고 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이에 대한 정치적인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한인사회가 두 눈 부릅뜨고 공약사항 실천을 감시해야 한다.
둘째로는 한인들의 시 고위공직 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능력 있는 후보자를 찾아 부시장은 물론 적어도 3~5명의 한인들이 시장 보좌관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커미셔너 임명도 전혀 영향력이 없는 시시한 커미션에 임명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몇 명은 알짜배기 커미션에 임명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한인사회의 현안문제가 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장실의 실세 참모들과의 상설 대화 창구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혹시라도 후원자들끼리 공치사하며 서로 반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인사회를 위해 마음을 비우고 개인 차원이 아닌 한인사회 차원의 창구를 일원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네 번째로는 한인사회가 실질적으로 금전적인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시와 관련된 비즈니스 기회나 그랜트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하고 한인사회를 위한 정보제공이 이뤄져야 한다. 한인들이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이제 겨우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만큼 한인사회를 위한 진검승부에서도 우리 몫을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비아라이고사 당선자가 LA시를 살기 좋은 시로 변모시키며 정말 모두가 존경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찰스 김 한미연합회 전국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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