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상
▶ 전종준 <변호사.애난데일, VA>
발톱을 깎기 싫어하는 아들. TV보는 아들을 소파 구석에 몰아 놓고, 잽싸게 발톱을 깎기 시작한다.
아들의 발톱을 거의 다 깎았을 무렵 우연히 옆을 보니, 아내의 발톱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자빠진 김에 쉬어 간다”는 식으로 그 다음으로 아내의 발톱도 깎아 준다. 아들의 발톱 냄새에 이미 면역이 된지라, 냄새 나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아내의 발톱을 깎는다.
무심코 아내가 말 한마디를 던진다. “임신 했을때 발톱 깎아 준 이래 처음이군요.” 발톱을 깎다 말고 갑자기 뒤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 사람처럼 잠시 할 말을 잃는다. 아마도 15년은 지난 것 같다.
발톱 깎아 주길 은근히 기다렸던 아내. 그동안 얼마나 섭섭했으면 우연히 깎은 발톱에 그렇게 감동할까. 발톱을 깎아 주길 원했더라면, 왜 말 한마디도 없었단 말인가.
제자의 발을 씻겨준 예수. 만약 예수께서 결혼하셨다면, 분명 아내의 발을 씻기신 후 발톱까지 깎아 주지 않으셨을까 싶다. 낮은 발톱에 임하니, 낮아 보이던 여자가 새삼 높게 보인다.
다가오는 아버지날. 남자로서 인정받고, 대접받고 싶다. 그렇게 되는 방법이 있다.
여자의 발톱을 깎아라.
전종준 <변호사.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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