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이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또 바쁘다. 궁극적 목적은 한가지 편안하고 즐겁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라고 표현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주로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식들은 학업에 열중하며 마음껏 미래의 꿈을 펼쳐가고, 부모들은 가정경제를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 분투하고 있다.
이런 중에 정신적으로 제일 갈망하는 것은 외로움과 자신만의 고독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 즉 진정한 대화의 친구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가는 교회에서 잠시 만나는 것 말고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민생활에서 서로의 마음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지만 사귈만한 사람을 찾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만큼 힘들다. 그래서 진정한 친구로부터 소식이나 편지 한 장 받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위안이 되고 외로움이 가라앉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알고나 있는 듯 며칠 전 첫머리가 ‘병찬아 잘 있었니, 보고 싶다’라는 편지가 왔다. 프랑스 파리에서 온 친구의 소식을 보자마자 마구 뜨거운 눈물이 쏟아져 두 뺨을 적셨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모든 것이 일시에 해갈되었다. 친구의 편지란 무조건, 절대적인 고마움의 상징이며 기쁨 그 자체라고 생각된다.
나는 가장 친한 친구가 세 명 있었다. 한 명은 서울에서 공직생활을 해왔고, 또 한 명은 덴마크에, 또 다른 한 명은 파리에 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아껴주고, 이해해주고, 어려움도 이마를 맞대고 해결해나가는 친구들이다. 지금도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잘 살아가고 있다. 파리에서 온 편지의 인물은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최고 명문대학을 나와 직장 관계로 흘러흘러 파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편지 내용 중 요점은 늘 건강하고, 행복하며, 가정이 평화롭고, 현지 생활의 문제점이나 일을 수행할 때 능력발휘가 잘 안 될 때 등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나 구원의 손길을 내밀라는 것과, 나의 미국 이민생활이 노력, 성실, 근면, 부지런함과 솔직함 이런 것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성공한 가족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가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 아니라 진정한 친구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본다. 돈은 경제생활에 필요불가결 한 것이지만 진정한 친구를 우선할 수가 없다. 친구가 곤경에 빠졌을 때 같이 슬퍼하고 구해주고 서로 이해하고 위안해주는 것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 것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특히 이민생활에서 참다운 친구는 정말 필요하다. 이것들이 우리의 삶을 살찌우고 생활의 활력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홍병찬 /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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