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센스’ 임수정 ‘디지털 유목민’ 자유 만끽…’투산’ 모험 즐기는 강한여성 내세워
‘성의 역전’ 현상이 양날개를 달았다.
여성성에 발을 걸친 ‘메트로 섹슈얼’이 인기 남성형으로 조명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남성성에 손을 담근 ‘콘트라 섹슈얼(Contra Sexual)’이 달라진 여성상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 보다는 사회적인 성공을 더 열망하는 등 기존의 남성적인 가치를 흡수해 전통적인 여성상에 반기를 든 ‘콘트라 섹슈얼’이 광고계에도 스멀스멀 침투하고 있다.
현재 방송가와 가요계에는 여성성의 파괴 바람이 세게 몰아치고 있다. MBC 드라마 ‘내 이름의 김삼순’의 ‘삼순이’가 청순가련한 여주인공의 기세를 통쾌하게 꺾으며 솔직하고 거침없는 ‘뚱녀의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가수 보아가 ‘매니시룩’으로 강렬하게 변신했는가 하면 신인 여성듀오 카사 앤 노바는 ‘남자냐, 여자냐’는 성별 논란을 빚을 정도로 파격적인 캐릭터를 앞세워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고에도 ‘다른 무엇(something different)’과 ‘새로운 무엇(something new)’을 겸비한 ‘거꾸로’형 여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의 노트북 센스 광고와 현대자동차의 투싼 광고에서 엿볼 수 있다.
센스 CF의 주인공은 ‘만년 소녀 같은 숙녀’ 임수정. 부서질 것 같이 여리고 품어주고 싶도록 아담한 그녀가 층을 낸 갈기형 헤어스타일에 조개껍데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액세서리를 단 채 ‘강한 여자’로 변했다. 바닷가로 나홀로 여행을 떠난 임수정은 노트북에 장착된 DMB 기능으로 축구 경기를 보며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린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를 만끽한다.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컨셉트 아래 작고 가벼우며 인터넷 이용도 자유로워 이동성이 높다는 제품의 특징을 자랑한 이 CF는 30대의 열정적인 전문 여성을 핵심 공략층으로 삼아 임수정을 강하게 ‘메이크업’했다.
미지의 세계를 당당하게 누비며 자아 찾기에 집중하는 콘트라 섹슈얼의 단면을 임수정에게 이식해 요즘 여성들의 욕망을 파고들겠다고 의도한 것이다.
RV차량의 모델은 터프가이가 제격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투싼 CF도 흥미롭다. 이 광고의 여주인공(유키)은 세련된 스커트 정장을 차려입은 잘 나가는 전문직 여성. 그녀는 모험적이고 위험하며 실험을 즐기는 강한 여자다.
어린 남자에게 끌리고(모험), ‘가끔 남의 사랑이 더 커보인다’며 남자친구가 곁에 있어도 데이트 중인 다른 남자를 흘끔 쳐다보는가 하면(위험), ‘백마디 말보다 한 번 찍어본다’면서 보조석에 태운 남자에게 손수 안전벨트를 매준다(실험).
고전적인 남녀구도로 본다면 그의 행동은 남자가 대신해도 무방한, 오히려 더 잘 어울려 보이는 것이다. 때문에 위험, 모험, 실험이라는 이 광고의 삼색 테마와 여성상은 색다른 자극을 선사하고 있다.
콘트라 섹슈얼의 부상은 팔등신 섹시미녀와 같은 기존의 여성 코드에 물린 소비자와 광고 제작진이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나왔다. 콘트라 섹슈얼을 내세운 이들 광고는 금기와 기존 질서를 깨는 파괴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남녀의 성 역할이 교배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 조류를 보여주고 있다.
/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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