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적 눈빛·살인미소 정통멜로 적격…장빈역으로 스타덤 ‘이젠 빈사마’
천정명 화보
“와, 천정명이다!” “빈사마 팬인데, 어떡해~.”
천정명이 나타나자 스포츠한국 편집국의 여직원들이 일제히 들썩거렸다. 불과 3개월 전 영화 ‘태풍태양’을 홍보하기 위해 편집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이 같은 급작스러운 인기가 스스로도 실감이 안 나는지 천정명은 그저 쑥스러운 미소만 지어 보였다.
“어제, 그제 이틀 동안 드라마 촬영 때문에 밤을 새웠어요. 간신히 시간 내서 인터뷰하는 건데 요즘은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다만 내내 긴장하고 살아서인지 장이 안좋아져 요즘들어 화장실에는 자주 가요, 이런 말 하니 쑥스럽네요.(웃음)”
천정명의 카리스마 뒤에 감춰져 있던 필살기 ‘살인미소’가 순간 빛났다.
천정명은 SBS 월화드라마 ‘패션70s’에서 반항기 넘치는 카리스마 청년 장빈으로 처음 정통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최근 ‘빈사마’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여성 팬들을 잠 못 이루게 하고 있다.
“5년 전 SBS 단막극 ‘꽃다방순정’으로 연기를 처음 시작했어요. 그때 감독님이 ‘남자는 멜로에 강해야 정말 오래가는 배우가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말을 오래도록 마음에 새겨왔는데, 장빈 역을 맡게 돼 정말 좋았어요.”
사실 천정명은 드라마 캐스팅 당시에는 그리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이요원, 주진모, 김민정 등 쟁쟁한 인기 배우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을 때도 그는 서운한 마음을 다잡고, 더더욱 연기에 매달렸다.
“처음 기자회견을 하는데, 제 옆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솔직히 다른 배우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더 열심히 해 무언가 보여주자고 생각했죠. 물론 아직도 제 연기가 많이 부족한 것을 알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요.”
천정명은 장빈으로 지낸 3개월이 누구보다 행복했다. 드라마를 위해 탱고를 배웠고, 권총 사격도 익혔다. 로맨틱한 모습과 액션 연기 모두 소화해내며 보람도 느꼈다. 특히 극중 상대역이자, 동갑내기 연기자 이요원은 촬영장서 큰 힘이 돼줬다.
“이요원씨가 결혼하고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제게 말하더라고요, 그전에는 상대배우와 말을 잘 안 했는데, 친구처럼 말하고 지낸 것은 제가 처음이래요. 연기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인간적으로도 털털하고 매력있는 친구와 함께 연기하게 돼 저야말로 행운이었죠.”
천정명은 ‘패션70s’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초반부의 경찰서 신을 꼽았다. 외제 시계 밀수 혐의로 경찰서로 끌려간 후, 경찰이 더미(이요원)에게 주려던 목걸이를 뺏어가?하자 “그거 가져가면 죽여버릴 거야”라고 고함지르는 장면이다.
“한 여자를 위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선물을 해주는 장빈은 제가 봐도 멋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작품의 아쉬움을 다른 멜로 작품으로 달래고 싶어요. 그 다음으로는 제대로 된 바람둥이 역에도 약간 욕심이 나는데요.(웃음)”
/이인경기자 lik@sportshankook.co.kr
/사진=박철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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