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MWFF 운영 부실로 분규
NMFF 신설, 한동네 두 영화제

2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몬트리얼 세계영화제(MWFF)가 두 동강이 난 채 보름 상관으로 한 동네서 2차례의 국제영화제가 열리게 됐다. 2004년 여름 몬트리얼 세계영화제의 재정 후원단체들인 텔레필름 캐나다와 퀘벡 소덱은 근 30년간 몬트리얼의 주요 영화제 구실을 해온 MWFF의 운영 부실을 비판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그 결과 텔레필름과 소덱은 MWFF에 대한 재정 지원을 철회하고 새로운 영화제를 만들 것을 제안, 몬트리얼 국제 재즈축제를 주최하고 있는 레퀴프 스펙트라가 신 몬트리얼 영화제(NMFF)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NMFF는 베를린과 베니스 영화제의 프로그램 디렉터를 역임한 모리츠 데 하델른을 고용해 본격적인 영화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MWFF의 위원장 세르지 로지크는 텔레필름과 스펙트라 및 데 하델른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몬트리얼에서는 지금 두 영화제가 서로 정통성을 내세우면서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 스펙트라는 당초 로지크가 영화제를 포기 할 것으로 기대 했으나 로지크는 제29회 세계 영화제를 지난 26일 개막했다. 영화제는 9월 5일까지 계속된다.


MWFF <몬트리얼 세계영화제>

캐나다 영화사 외면, 심사위원은 ‘특 A급’… 5일 폐막

국내 테러문제를 다룬 ‘붉은 수은’(Red Mercury)으로 개막된 영화제는 재정 지원 상실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큰 차이 없이 전세계 70개국에서 180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그러나 세계 명장들의 작품들은 몇 편 안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캐나다 영화사들은 새 영화제와 손잡고 활동하기 위해 이 영화제를 외면했다. 그러나 로지크는 “전세계서 다양한 영화가 출품됐다”면서 “올해는 신예감독들의 작품에 초점을 맞추었다” 고 말했다.
바람맞은 영화제답지 않게 심사위원들은 특A급들. 세께 경쟁부문의 심사위원들은 그리스의 거장 테오 안젤로풀로스, 프랑스의 원로 여배우 안나 카리나, 칠레감독 실비오 카이오지 및 배우 아미라 카사르등. 영화제는 중국의 첸 카이거 감독에게 생애 업적상을 수상한다.
영화제의 하일라이트인 세계 경쟁부분에는 전세계 27개국에서 21편의 장편과 15편의 단편이 출품됐다.


MWFF 개막작 ‘붉은 수은’.


NMFF <신 몬트리얼 영화제>

9월11~25일 개최… 개막작 ‘러시아 여자들’

9월 18일-25일까지 진행되는 NMFF 영화제는 프랑스 감독 세드릭 클라피시의 ‘러시안 여자들’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클라피시의 2002년 히트작 ‘스페인 호텔’의 속편이다. 주목할 만 영화들로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크리스마스 이브에 성탄을 축하하기 위해 휴전했던 프랑스군과 독일군의 실화를 다룬 드라마 ‘메리 크리스마스’와 오디션’ 및 ‘사랑의 용기’등이 있다.
영화제의 하일라이트는 MWFF와 같은 국제 경쟁부문. 데 하델린에 의하면 올 영화제는 프랑스어 영화에 액센트를 줄 것이라고. 이 영화제는 MWFF에 선수를 치기 위해 내년부터는 여름에 개최할 예정이다.


NMFF 개막작 ‘러시안 여자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