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 카운슬링 받으려면 보통 몇 천 달러씩 한다던데, 한번에 50달러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에 남가주의 한 주부는 몇 달 전 10학년생 아들을 위해 카운슬링 신청을 했다.
LA에서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상담 전문가가 지난 봄 아들의 고등학교 한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학 세미나를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생소한 미국에서 아들의 대학 입시 준비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불안하던 차에 다른 학부모들이 너도나도 신청을 하는 것을 보고 ‘좋은 기회다’ 싶어 신청을 했다.
카운슬링 비용 1,400달러를 선불하면 학생이 대학 진학할 때까지 진학 전문가가 매달 한번씩 만나 상담을 해주고 12학년 때 대학원서 접수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10학년 봄부터 12학년 졸업할 때까지 잡으면 한달에 50달러 꼴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아들을 위해서 이 정도는 투자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 그는 후회가 막심하다.
“아이가 4번 카운슬링을 받았는데 그때마다 카운슬러가 바뀌었어요. 카운슬러가 학생을 알아야 상담이 가능한데 계속 처음 보는 사이이니 매번 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하다 마는 것이지요. 들리는 말로는 학원이 운영난으로 스탭들이 자꾸 떠나버려서 그렇다고 해요”
마음 같아서는 당장 돈을 돌려 받고 상담 계약을 끝내고 싶다며 그 주부는 답답해했다.
지난 1~2년 사이 한인 학부모들 사이에서 ‘진학 상담’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에도 진학 상담 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몇몇 전문가들이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도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재학중인 학교 카운슬러를 통해 진학 상담을 받고, 일반 SAT 학원들이 수강생들에게 진학 상담을 해주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런데 근년 들어 진학 카운슬링 받는 것이 무슨 유행처럼 되었다고 학부모들은 말한다. 아들이 8학년에 올라간 한 주부도 주위의 극성 엄마들로 인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이미 늦다면서 중학교 때부터 아이를 맞춤형으로 관리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예요. 진학하고 싶은 대학을 정해놓고 그 대학에 맞춰 아이의 학과목 선택은 물론 과외활동까지 미리 준비시킨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준비해서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성공사례들이 실제로 있고, 그걸 옆에서 본 학부모들이 덩달아 가세하면서 진학 상담 붐이 일고 있는 것 같다고 그 주부는 분석했다.
학업능력 있는 아이와 재력 있는 부모가 원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소위 상담 붐을 타고 우후죽순으로 상담 기관들이 생겨나 선의의 피해자들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전문적 상담도 못 받고 돈만 낭비하는 사례들이 이미 생겨나고 있다. 교육열도 좋지만 그 이전에 ‘상담이 꼭 필요한 것인지, 제대로 된 상담 기관인지’돌다리도 두드리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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