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에서 대피한 주민들과 사업체들이 집과 영업할 공간을 급하게 찾으면서 미 동남부지역의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그렇지 않아도 뜨거웠던 미 동남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불에 기름을 부은 듯 확 달아올랐다. 졸지에 불모의 땅으로 변해버린 뉴올리언스에서 빠져 나온 수많은 이재민과 사업체들이 인근 지역에서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을 급하게 찾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서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에 이르는 동남부 지역에서는 집이나 오피스, 창고 건물이 나오는 족족 팔려나간다. 재난 지역에서 빠져 나온 이재민들과 기업들이 즉각 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편승해 일부 부동산 투기 세력도 가세해 주택들을 매입해서 임대하는 장사를 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이재민·사업체들 매물 급구
주택·오피스 가격 및 렌트 10~50% 급등
플로리다서 휴스턴까지 카트리나 특수
바이어와 임대 부동산을 찾는 수요가 일시 급증함으로써 집값과 아파트 렌트도 경쟁적으로 솟고 있다. 걸프해안 지역의 부동산 에이전트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주거 및 상업용 시장의 가격이 이미 10%내지 50%나 급격히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국 부동산 협회(NAR)의 앨 맨젤 회장은 “모든 곳에서 엄청난 수요가 일고 있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단기간 또는 장기간 거주할 주거공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 전기가 들어오고 피해를 어느 정도 수습하고 보니 사업을 계속할 공간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다. 뉴올리언스 메트로 지역의 사업체들이 수만명 종업원들이 기거할 주택과 아파트를 매입하거나 빌리고 있다고 이 지역 한 부동산회사 사장은 전했다.
사업을 하고 기거할 공간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밀려들자 가격도 솟고 있는데 앨러배머주 모빌시의 경우 오래된 2베드룸 주택 렌트가 700달러에서 몇주사이에 1,000달러로 껑충 뛰었고 베이턴 루즈와 펜사콜라에서는 시장에 나온지 수년째로 팔리지 않던 저급 건물들도 임대되거나 팔리고 있다.
재난 지역 가까이 있는 A급 부동산은 프레미엄이 단단히 붙어서 거래되고 있다. 그마저도 조만간 얼마 남지 않게 될 것이다.
모빌시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사람들이 공간을 달라고 애걸을 한다”고 전하며 “2주전에는 테넌트들이 선택의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이재민은 앞으로 뉴올리언스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돌아간다면 언제 돌아갈지도 알 수 없어 휴스턴에서 집을 매입할 수 밖에 없었다며 너무 성급하게 비싸게 사지는 않았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대기업인 엔터지는 임시로 사무실을 미시시피주 클린턴으로 옮겼는데 작업 공간과 뉴올리언스에서 이동해온 1,400여 종업원들이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터지는 우선 수백채의 아파트를 리스했는데 이주 작업을 지휘중인 한 간부는 “수많은 종업원들을 고객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하면서 이주시키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뉴올리언스에서 사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비즈니스들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휴스턴, 댈러스, 아틀랜타, 템파, 마이애미 등지의 부동산 시장은 카트리나 특수를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NAR의 수석 경제분석가 데이빗 레리는 위에 거론한 지역의 오피스 및 산업용 건물 공실률이 내년 2~3% 수준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역 부동산시장의 카트리나 특수는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몇주 지나 피해민들이 이젠 뉴올리언스로 돌아갈 수 없다고 인정하게 되면 2차 상승이 있게 될 것이라고 앨러배머 재난 국장을 역임한 앨러배머 부동산 협회 부회장 대니 쿠퍼는 내다봤다.
쿠퍼는 “많은 사람들이 뉴올리언스를 떠나 멀리 멀리 가고 있는데 차가 한번 서면 그곳이 제2의 고향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이미 후끈 달았던 동남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카트리나 효과가 광범위하게 작용할 것으로 점쳤다.
뉴올리언스에서 인구와 비즈니스가 유입됨으로써 로컬 경제가 덕을 볼 것인지 어떨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최소한 부동산 시장은 카트리나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됐다는데는 부동산 업계 안팎의 의견이 일치한다.
재난이 발생한지 3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뉴올리언스 부동산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기업들의 재기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걸프해안지역의 부동산 매입 및 리스가 허리케인전보다 10%에서 30%는 오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에이전트는 뉴올리언스 비즈니스 디스트릭스 인근 도시인 멘테이리, 케너, 맨드빌, 슬라이델, 라 플레이스 등지의 주택과 오피스 공간은 기업들이 마구 삼키듯 매입 또는 리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뉴올리언스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부동산 붐은 미니 붐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베일러대학 경제학자 레이 페리먼은 “한두해 안에 뉴올리언스로 사업체들이 돌아오면 지금의 붐은 끝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 특수일 뿐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부양시킬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재난 뒤에 부동산 가격마저 급등하자 정부 및 부동산 업계는 일부 투기적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대다수의 건물주들도 이재민들을 공정하게 대하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피해민들을 수용하기에 충분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분명치 않다.
허리케인을 피해 수만명이 대피했는데 지난해 미전역에서 신축된 주택이 200만채 밖에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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