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19 그리고 80’ 주인공 낙점…88올림픽 스타서 대중스타로
88 서울올림픽의 ‘굴렁쇠 소년’ 윤태웅(24)이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 연기자로 전격 변신한다.
윤태웅은 최근 연극 ‘19 그리고 80’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하늘 같은 선배 연기자 박정자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윤태웅은 지난 9월말 수백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을 통해 이 연극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연극 제작진은 캐스팅 직후 그가 88 서울 올림픽 당시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굴렁쇠를 굴리며 등장한 소년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
윤태웅은 독일 바덴바덴 국제올릭픽총회장(IOC)에서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88년 서울올릭픽 개최를 선언한 81년 9월30일 태어났다. 윤태웅은 만 7세가 되던 88년, 같은 날 태어난 1,000여명의 경쟁자를 뚫고 개막식의 굴렁쇠 소년으로 발탁됐다. 파란 잔디를 배경으로 홀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 윤태웅의 모습은 한국인 뿐 아니라 전세계의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윤태웅은 당시 굴렁쇠 소년으로 발탁된 후 빗발치는 방송 출연 섭외를 받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유명세가 부담스러워 오히려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의 부모 역시 그가 ‘88 굴렁쇠 소년’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평범한 성인으로 자라기를 원했다. 결국 윤태웅은 세상 이목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여느 소년과 다름없는 성장기를 보냈다.
그런 그가 또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은 때는 지난 2002년. 당시 사상자가 발생한 북한군과의 서해교전으로 경계가 강화될 당시 인천 연평도 인근의 해병부대에 그가 근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당시 윤태웅은 경기대 체육학과 2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해안 소초에 근무하고 있었다. 세상의 이목을 벗어나려 했지만 운명처럼 또다시 주목을 받게 된 셈이다.
윤태웅은 현재 경기대 체육학과 4학년을 휴학한 상태다. 88 서울올릭픽 당시 꿈많은 소년이었던 윤태웅은 어느새 키 177cm의 건장한 체격에다 태권도 4단의 만능 스포츠맨으로 성장했다. 윤태웅은 지난해부터 대학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해오다 연기자의 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몇몇 취재진이 그가 연기자 데뷔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내 힘으로 작품에 발탁된 후 알리고 싶다’면서 완강하게 이를 거절했다. 결국 윤태웅은 남몰래 1년 여 넘게 연기 학원에 다니면서 쌓아온 힘으로 화제작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아가 됐다.
지난 9월15일 올림픽 17주년을 기념해 국민체육진흥공단에 굴렁쇠를 기증한 윤태웅은 여전히 ‘굴렁쇠 소년?막?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파란 잔디를 달리던 소년에서 스타 연기자로 사람들 앞에 설 날이 멀지 않았다.
/고규대기자 enter@sportshankoo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