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전 주미대사는 과연 어디에 있나. 중앙일간지 사장 신분이던 1997년 한국 대선 당시 특정후보 당선을 위해 삼성의 돈심부름을 하는 등 부당한 선거개입 의혹을 받다 주미대사직을 물러난 홍석현 씨의 행방이 묘연하다. 게다가 삼성 이건희 회장도 신병치료를 이유로 돌연 미국에 들어온 뒤 체류기간을 거듭 연장하고 있다.
이때문에 지난 석달동안 한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안기부(현 국정원) 도청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는 홍 씨와 삼성의 커넥션 부분과 관련해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홍 씨에게 이달 10일 전후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홍 씨는 당분간 귀국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검찰소환을 거부했다는 소문이다. 지난달 23일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과거의 그림자가 발목을 잡을 수는 없지만, 남은 업보가 있다면 제가 다 책임지고 회피하지 않고 가겠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것과는 판이한 행보다.
그런데 지난 14일 오후 본보에는 한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사는 40대라고만 밝힌 한인남자로부터였다. 날짜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며칠 전에 팔로알토에 있는 s호텔에서 홍 씨를 봤다”는 내용이었다. 실은, 이보다 훨씬 이전에 한국의 전직 언론인으로부터도 “홍 대사가 그리(샌프란시스코지역) 간다더라” “스탠포드대에서 객원교수 같은 것을 하면서 주변이 좀 잠잠해지면 (한국에) 들어온다더라”는 제보가 본보에 접수된 바 있다.
실제로 홍 씨가 베이지역에 체재하는지 혹은 왔다갔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홍 씨가 대주주로 있는 중앙일보의 고위관계자는 18일 오전 확인요청에 “그런(팔로알토에 왔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 금시초문이다. (사실 그렇다면) 아마 무슨 연락이 있지 않았겠냐”고 공식 부인했다.
그럼에도 홍 씨가 스탠포드대 출신이고 아들이 현재 스탠포드대에 재학중인데다 팔로알토에 콘도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있어, 미국체류가 길어질 경우 “아무래도 이곳(베이지역)에 머물면서 기회를 엿보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뿐만 아니다. “한때 유엔사무총장을 넘본다고 큰소리치던 사람이, 또 정치적 반대자들의 비리나 의혹에 대해서는 신문에 도배질을 해서 숨을래야 숨지도 못하게 끌어내더니, 막상 자기 약점이 불거지니까 숨어서 시간끌기나 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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