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선거는 미주 한인사회가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뜻깊은 계기였다. 미전국적으로 실시된 이날 선거에서 미주 한인사회는 미처 기대하지도 못했던 낭보들을 받아들고 축제 분위기이다. 매서추세츠, 뉴저지, 펜실베니아, 캘리포니아 등지의 선거에서 우리의 2세들이 줄줄이 당선되었다. 유서 깊은 보스턴에서 한인뿐 아니라 아시안으로는 처음으로 선출직 공직자가 된 샘 윤(35), 미 본토에서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시장이 된 준 최(34), 펜실베니아의 해리스버그에서 1순위로 시의원에 당선된 패티 김(32),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라카냐다에서 한인으로는 첫 교육위원이 된 조엘 피터슨(40) 등의 쾌거는 한인사회의 경사이자 21세기 미주 한인사회가 어떻게 발전해가야 할지를 안내하는 방향타 적인 의미가 있다.
이번 선거는 우선 한인사회의 인적자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인사회는 부족한 정치력에 대한 한이 깊다. 정치력을 키우기 위해 1세들이 뚝심 하나로 도전했다가 대부분 실패한 아픈 경험을 한인사회는 안고 있다. 이제 더 이상 1세를 유일한 인적자원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에 왔다. 서울에서 태어난 조엘 피터슨이 예외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한인 이민 제2의 물결을 몰고 온 70년대 초기 이민세대의 자녀들이다. 미주 한인사회가 30여 년 피땀 흘린 수고의 수확을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2세들의 미 주류사회 진출은 90년대부터 두드러졌다. 한인 1세들의 교육열에 힘입어 법조계, 의학계에는 이미 상당수가 포진해있다. 그중 진출이 더뎠던 정계에서 이번에 꽃망울이 피기 시작했다. 꽃망울이 하나 터지면 연이어 꽃들이 피어 꽃밭을 이루듯, 이번 선거를 시작으로 미전국 곳곳에서 실력을 다져온 우리 2세들이 줄을 이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인사회의 관심의 초점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미국 사회와 문화, 언어에 서툰 1세들에게 높디높은 벽이었던 정계진출이 미국 사회 한 가운데서 교육받고 자란 2세들에게는 도전 가능한 영역이라는 사실이 이번 선거로 증명되었다. 1세 중심의 이슈에서 2세 중심으로 관심과 지원의 우선 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 지향적인 활동들을 줄이고 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을 돕는 활동들에 비중이 가야 하겠다. 우선은 이번에 당선된 2세 정치인들을 지원하는 일이다. 정계에 첫발을 디딘 그들이 새싹에서 멈추지 않고 연방차원의 정치 재목으로 자라려면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정계 진출을 꿈꾸는 유능한 재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전국 차원의 채널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1세들의 물적 정신적 지원과 2세를 중심으로 한 인적자원이 합쳐지면 21세기 한인사회의 앞날은 밝다고 본다. 한인 정치력의 새 지평은 이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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