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한인청년문화원 가을문화제
12일 밤 OAK박물관 500여명 참석
그것은 단순한 함성이 아니었다. 이국땅에서 이민자로 떨궈진 자신 앞에 놓여진, 혼돈을 뚫고나아가려는 의지의 함성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북소리가 아니었다. 이민자로서 이민자의 자녀로서 겪어야하는 역경을 극복하려는 생존의 북소리였다. 마침내 그 함성과 북소리는 혼돈과 역경을 헤치고 자주를 찾아서 뿌리를 찾아서 질주하려는 불굴의 용기와 굳센 의지가 담긴 것이었다.
12일 저녁 오클랜드 박물관(제임스모어 극장)에서 열린 제18회 한인 청년문화원(KYCC) 가을문화제에서 청년문화원 단원들은 사물놀이와 탈춤, 판굿과 농악등으로 약 5백여 관객들과 함께 문화 한마당을 이루었다.
‘혼돈’ ‘역경’ ‘자주’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펼친 이날 공연에서 자매소리 풍물패가 흥쾌한 풍물공연으로 첫 순서 ‘혼돈’의 막을 열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고미숙씨의 시조와 함께 펼친 풍물공연은 방향을 잃고 혼돈하며, 수난을 예감하는 민족(이민자들)의 불안한 미래를 정경욱, 진재홍, 이도희 등의 풍물 연주로 표현했다.
2부 역경 순서에서는 ‘문둥이 탈춤’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미숙, 조금양, 이은하, 정경욱씨등이 문둥이들이 나병에 걸려 절뚝거리고, 사회에서 배척되는 모습을 1세와 2세들과의 갈등을 빗대어 표현했으며, 문둥이가 처음에는 고통과 싸우지만 저주받는 운명에 대항, 승리하는 모습등을 소고춤등을 통해 역동적으로 그려내 갈채를 받았다.
마지막 ‘자주’ 순서에서는 혼란을 겪은 뒤 정체성을 확인하는 2세들의 모습을 판굿으로 그려냈다. 자매소리, UC버클리의 이고풍물패가 브라질 타악 그룹과 함께 오클랜드 박물관의 앞마당에서 흥겨운 ‘판굿’ 함성으로 이날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했다.
이날 공연을 함께한 한인 2세 이안 김씨는 “에너지와 사랑을 공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며 “한국전통음악은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특유의 리듬이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펼쳐보일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무대”라고 소감을 말했다.
6년간 KYCC의 이사장 직을 맡고 있는 손종석 CPA는 “2세들의 뿌리찾기에 대한 열정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KYCC 공연은 2세와 주류사회와의 연대,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찾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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