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한 회계사
요새 IRS가 장사를 잘하고 있다. 지난 1년간(10/04 ~ 9/05) 총 감사 건수는 122만 건. 작년보다 20%나 늘었다. 최근 7년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그래서 473억 달러를 추가로 거둬들였다. 이
것 때문에 새로 뽑은 수백 명의 인건비를 빼고도 RS는 분명히 남는 장사를 했다. 감사받은 것이 107명 중에서 한 명꼴이다. 107 : 1의 확률이다. 계산해보면, 내가 ‘금년에’ 세무 감사에 걸릴 확률은 사실 1%도 안 된다. 그러나 안심은 이르다. 10년을 보고했으면 10%고, 20
년을 했다면 20%나 된다. 그리고 이미 받은 사람은 빼고 남은 사람들 중에서 고르고 소득도 계속 올라가고 복잡해지니까, 살면 살수록 IRS 전화를 받을 확률은 점점 더 높아만 간다.
이번에는 IRS 직원 입장이 되어 보자. 주택 모기지 이자로 1년에 $20,000을 공제받은 두 사람이 있다. 한명은 연간 소득을 $30,000만 보고했고, 다른 사람은 $60,000을 보고했다. 할 일은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데, 계속 할당량은 늘어만 간다. 이 상황에서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평균(normal) 이라는 것이 있다. 앞뒤가 안 맞으면 눈에 띈다. 냄새(?)가 나면 뒤지고, 뒤지면 나오게 되어 있다. 세상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세금도 마찬가지다. 성경을 10권 쌓아야 세법전 하나가 된다. 그 안에 애들 동화책처럼 그림만 그려져 있겠는가. 전문가가 봐도 복잡하고 애매한 것이 세법이다.
어떤 사람이 집을 샀다. 그런데 1년에 $40,000씩 보고했던 사람이 3년 만에 $100,000을 다운했다면... 말이 안 된다. 그러면, IRS는 전화를 건다. 바쁜데 편지 쓸 시간도 없다. 당신을 감사하겠다는 뜻으로 ‘Audit’이라는 거창한 말도 안 쓴다. 그냥 간단하게 확인할 것이 있는데... 하면서 묻는다. 그래서 지금 내가 세무 감사를 받기 시작했다는 사실 조차 모른 채, 며칠을 낭비하는 사람도 있다. IRS 감사와 관련해서, 평소에 자료 준비를 잘 해둬라, Credit Card로는 세금을 내지 마라, 하는 말은 귀가 박히도록 들어왔다.
오늘은 조심할 것 한 가지만 추가하자- 전화를 받았을 때, 절대
로 함부로 답변하지 말라. IRS 직원은 우리 세금 보고서를 앞에 펴 놓고서 전화를 하고 있다. 거기에다 대고, 기억도 안 나는 몇 년 전 자료에 대한 질문에 덜컥 답변부터 하지는 말라. 담당 회계사 연락처를 가르쳐주든지, 필요한 자료를 다시 검토해본 뒤에 나중에 전화를 해주겠다고 한 발 빼는 것이 더 안전하다. 당장 대답하지 않으면 뭘 꾸미는 것으로 오해를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더 큰 오해다. IRS 직원들은 얼마나 많은 세금을 거둬들였는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건수의 감사를 끝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그것이 승진을 결정하고 급여를 결정한다. 따라서 어떤 건을 질질 끌고 가기보다는 빨리 매듭짓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수정헌법의 기본권이나 세법 조항들을 따지면서 대든다면 그것은 아마추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질질 짜면서 연극을 할 필요도 있다. 그것이 프로다. IRS 직원도 우리와 똑같이 감정이 있는 사람들임을 잊지 말자. 어차피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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