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모든 가금류에 대해 조류 인플루엔자(AI) 면역접종을 실시 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계획이 오히려 AI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면역접종을 담당한 사람들이 접종 때마다 옷과 신발을 갈아입거나 소독을 하지 않으면 이들이 사용하는 옷과 신발, 장비가 AI 바이러스를 옮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방역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고 수백만 마리의 가금류가 일반가정의 좁은 우리에서 사육되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면역접종 담당자들이 매번 옷이나 신발을 갈아신거나 소독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게 면역전문가들의 우려라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면역전문가들은 또한 중국 내 엄청난 닭 소비량과 철새를 매개로 한 AI 바이러스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면역접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모든 가금류에 면역접종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가금류 전문가인 캐럴 캐도너 교수는 미국에서도 섣부른 면역접종이 질병의 확산을 가져온 사례가 있었다면서 지난 1971년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뉴캐슬병이 1973년까지 창궐한 것도 당시 잘못된 면역접종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캐도너 교수는 당시에도 면역접종에 나선 사람들이 뉴캐슬병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면서 중국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프랑스 제약업체인 사노피 아벤티스 백신책임자를 지낸 데이비드 페드슨 박사도 중국이 지난 1990년대에 역사상 최대규모의 소아마비 백신 접종작업을 벌인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접종대상이 가금류라는 것이 문제라면서 모든 가금류를 잡아 일일이 접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농업부의 자여우링(賈幼陵) 수의국장는 지난 15일 140억 마리에 이르는 전국의 모든 가금류에 대한 면역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며 접종비용은 전액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부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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