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무원이 이례적 공식 인정
주무부처와 유착 탓 제대로 관리 안돼…관리대상 101개→314개로 확대 검토
공기업 방만 경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낙하산 인사를 일삼는 정부와 해당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정부가 공식 인정했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차관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기업 방만 경영의 큰 원인 중 하나는 주무부처가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주무 부처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이 인적 네트워크로 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공기업 파행 경영의 원인을 ▦독점적 지위에 따른 경쟁부재 ▦공기업 내부의 견제기능 미흡 등에 국한했는데, 고위 공무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방만 경영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장 차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기획처 관계자는 “해당 부처와 공기업의 명예를 생각해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 공기업은 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 전체가 주무부처 출신 퇴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5명의 상임위원 중 4명이 주무부처 출신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기획처는 또 부처별로 공기업 관리 기준이 다른 것도 일사불란한 관리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처에 따르면 건설교통부가 관리하는 한 공기업은 기관장 연봉이 6,300만원인데 비해 재정경제부 감독을 받는 또다른 공기업은 기관장 연봉이 4억2,200만원으로 7배나 많다.
기획처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업의 지배구조를 표준화하는 한편 기획처를 중심으로 정부의 공식 관리를 받는 공공기관을 현재 101개에서 314개로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장 차관은 “공기업을 상업성을 갖는 기관과 공익성이 강한 기관으로 재분류하는 한편 이사회에 기관장과 상임이사 해임건의권을 부여하는 등 방만경영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로 지배구조가 표준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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