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단골 손님에게서 차 받고
종업원에 자기가 타던 차 주고
시카고 서부 서버브 위튼타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인부부가 16년간 단골 손님이었던 미국인으로부터 캐딜락을 선물 받고 자신이 타던 차량은 12년동안 함께 일한 히스패닉 종업원에게 선물하는 인종을 초월한 선행 릴레이가 알려지면서 쌀쌀한 초겨울 주위를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배덕필, 유덕희 부부. 지난 1989년 위튼서 메인 호손 세탁소를 시작한 배씨 부부는 1년마다 새로운 세탁업소와 계약하는 위튼 경찰서의 유니폼 세탁을 15년간 도맡아 올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배씨에 따르면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오던 손님들이 16년이 지난 지금도 빨래를 한아름 들고 찾아온다고 한다. 배씨 부부에게 차를 선물한 샌디 나이트(80)도 16년 단골 손님 중 한 명. 샌디씨는 지금은 고인이 된 남편 로버트 나이트와 함께 배씨 부부를 친자식처럼 생각하며 업주와 손님의 관계가 아닌 부모와 자식처럼 지내왔다. 약 2년 동안을 노환으로 병석에 누워 있다가 로버트가 세상을 떠난 지난 7월 유덕희씨는 장례식장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샌디의 손을 꼭 붙잡고 슬픔에 북 받쳐 우는 유씨에게 샌디는 괜찮아. 로버트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니 좋은 곳으로 갔을꺼야. 걱정하지마 앞으로 씩씩하게 살 테니까라며 오히려 유씨를 위로했다.
샌디씨가 가족같이 지내던 배씨 부부에게 준 선물은 올해로 20세 생일을 맞은 캐딜락이다. 비록 20년전의 구형모델이긴 하지만 흠집 하나 없는 외형에 5만마일을 갓 넘었을 만큼 샌디씨에게는 애지중지하며 소중히 다룬 차다. 유씨에 따르면 로버트씨의 벤츠가 차고 밖에 주차돼있을 때도 샌디씨의 구형 캐딜락은 항상 차고 안에 주차돼 있었다고. 새차를 사게 되면서 평소 친자식처럼 아껴온 배씨 부부에게 차를 주고 싶었던 샌디씨는 실내외를 깨끗이 청소하고 개스까지 가득 채운 차 열쇠를 배씨 부부에게 건넸다.
이들의 따뜻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샌디씨에게 캐딜락을 선물 받은 배씨는 소유하고 있던 셰비밴을 자신의 세탁소에서 12년간 함께 일한 히스패닉 리멘도에게 선물한 것. 캐딜락을 선물받은 배씨는 4년전 그의 세탁소에서 독립해 현재 네이퍼 빌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리멘도가 생각났다. 리멘도는 배씨의 가게에서 처음 일할 당시 아파트 값이라도 절약하라는 배씨 부부의 배려로 약 1년간 그들과 함께 살기도 했다. 리멘도를 부른 배씨는 차 키를 건네주며 개스를 채우라며 50달러를 손에 쥐어줬다. 이를 받아든 리멘도는 감동한 나머지 연신 고맙다는 말만을 반복했다.
배씨 부부는 “그저 받은 만큼 베푼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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