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형 사기사건이다. 잇단 초대형 금융사기로 한인 상가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게 엊그제인데 이번에는 대형 주택융자 사기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집이 차압위기에 몰렸다. 이런 사람들에게 접근해 채무를 탕감해 주겠다고 유혹한다. 그리고는 불법으로 집 명의를 변경해 융자를 빼내 가로챈다. 이런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온 한인 부동산업자가 연방법원에 기소됐다. 수십 명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은 최소 800여만달러에 이른다는 검찰의 발표다.
최근 한인사회를 휩쓴 대형사기는 한 가지 공통점을 보여 왔다. 여유자금을 노린 사기극이었다는 공통점이다. 오랜 이민생활결과 자본 축적이 이루어지고 부동산과 비즈니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여유자금을 가진 사람이 많아졌다. 이 여유자금을 굴려 부자가 되고 싶은 심리에 편승해 초대형 투자사기가 꼬리를 물고 발생해 왔던 것이다. C+ 인베스트먼트 사건이 그 전형으로, 고소득 보장의 감언이설에 거액을 날린 투자가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번 사기는 이와 정반대다. 집을 사놓고 페이먼트를 갚을 수 없는 지경에 몰렸다. 크레딧도 문제가 된다. 몹시 힘든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 허점을 파고든다. 그리고는 불법적 방법으로 융자를 빼내 돈을 가로채는 것이다. 같은 사기극이라도 죄질이 더 악랄하다고 볼 수 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런 피해자가 앞으로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붐을 타고 너도나도 집 장만에 나섰다. 금리가 낮은 것만 보고 다운페이도 없이 무리해서 집을 산 경우도 하나둘이 아니다. 한인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 비중이 전체적으로 70%에 이른다는 게 이 사실을 말해 준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만년 호경기이고, 저금리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는데 있다. 이럴 경우 이같은 유형의 사기가 속출할 개연성이 크다. 이 점에서 이번 사기사건은 보다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범죄의 일차적 책임은 범죄자에 있다. 사기사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모든 걸 사기꾼에게만 돌릴 수 없는 게 사기사건이기도 하다. 고소득을 보장한다. 크레딧 손상 없는 채무불이행 방안을 제시한다. 자세히 들으면 탈법, 편법행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미끼가 너무 달콤해 눈을 감는다. 부주의가, 때로는 탐욕이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드는 것이다. 이 점을 항상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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