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연구소 25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는 김응화씨(맨 앞쪽)가 성인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응화 무용연구소장 9일 기념공연
“25년간 한국 무용의 혼을 미국에 심어 오는데 노력했습니다”
정규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월급을 받는 정식 무용가가 될 수 없다. 미국에서 한국 무용이 받는 대접이다. 더군다나 미국 대학이나 주류사회에서 차지하는 한국 무용의 현주소는 그야말로 바닥 수준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미국 내 한국무용 전수를 위해 무려 25년간 노력해온 맹렬 여성 김응화(50)씨가 9일 기념공연을 갖는다.
그를 만나기 위해 김응화 무용연구소를 찾은 날도 한국 무용 교육에 여념이 없었다. 이 날 3∼4명의 성인반 한인들을 가르치는 김 소장의 춤사위에는 한국 무용의 명맥을 이어가는 그의 노력이 담겨 있었다.
“예전보다 한국 무용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어요.” 그는 “미국 대학에서 무용을 하려면 발레나 현대무용을 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 무용이 푸대접을 받는 현실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용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미국사회에 한국 무용을 알리는데 앞장 설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그는 “한국 무용을 사랑하는 후배들이 현실적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며 “그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힘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의 ‘무조건적’ 한국 무용 사랑에 후학들의 칭찬이 대단하다. 김 소장과 18세 때 첫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스승과 제자의 끈끈한 연을 이어오고 있는 크리스틴 박(34)씨는 김 소장의 얘기를 꺼내놓기 무섭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랑에 가까운 칭찬을 늘어놓았다.
김 소장은 1974년 서라벌 예술대학 무용과를 졸업하고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하다 도미, 1980년부터 LA에서 무용연구소를 열고 후학을 양성해 왔다. 1982년에 윌셔 이벨극장에서 제1회 무용발표회를 개최했으며 이는 윌셔 이벨극장에서 최초로 열린 한국 무용 발표회로 기록됐다.
김 소장은 이 후로도 10여회의 무용발표회를 열었다. 김 소장의 무용연구소는 9일 오후 7시 아로마 윌셔센터(3680 Wilshire Blvd.) 스카이 홀에서 25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213) 38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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