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객에 총격 9.11 이후 첫 사례..폭탄 발견못해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중이던 아메리칸 항공 소속 보잉 757 여객기 924편에서 7일 연방보안관이 폭탄을 갖고 있다고 위협한 승객을 향해 총격을 가해 사망케 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공항 보안관이 탑승객이나 용의자에게 총격을 가한 것은 지난 2001년 9.11 테러공격 이후 처음있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사망한 용의자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가방에서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 연방 관리들은 이날 공항보안관이 한 승객이 기내 휴대 가방에 폭탄을 갖고 있다고 위협한데 이어 실제로 위협적인 행동을 할 조짐을 보여 여객기와 공항 건물을 잇는 승강용 통로에서 총격을 가했다면서 용의자는 이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도일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사망한 탑승객은 44세의 미국 시민권자로 확인됐다면서 보안요원들은 기내에서 탑승객 전원에게 꼼짝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이 용의자는 이에 불응, 폭발물이 있음을 시사한 가방을 만지는 듯한 수상한 행동을 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여객기 내에서 폭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제의 가방을 항공기 밖으로 가져와 폭발시켰으나 폭약은 담겨있지 않았다.
CNN은 이날 총격으로 사망한 탑승객의 이름은 리고베르토 알피자르라면서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했다.
목격자들은 이 용의자가 여객기내 후미 쪽으로부터 복도를 미친 듯이 내달렸으며, 검은 머리의 한 여자가 나의 남편이라면서 그의 뒤를 쫓으며 그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다른 승객은 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극심한 조울증을 앓고 있는 남편이 약을 먹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항공기는 콜롬비아의 메데인을 출발,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가던 중 마이애미에 중간 기착했으며, 2시간쯤 후인 이날 오후 2시 18분(미 동부시간 기준) 올랜도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이날 여객기에는 약 105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
CNN과 폭스 뉴스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이날 사고 현장을 생방송으로 중계했으며 현장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속보로 전달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조직적인 테러와는 무관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특히 사고 현장에는 경찰 차량들과 특수기동대(SWAT) 소속으로 보이는 차량 10여대가 항공기를 포위하고 있는 장면과 무장 경찰과 기동대원들이 항공기로 향해 달려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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