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도 단시일내에 푸드 배스켓 행사의 목표금액 4만달러가 거둬진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푸드 배스켓은 한인 사회가 불우한 이웃들에게 사랑의 음식 바구니를 전달하면서 흑인 커뮤니티와 돈독한 우정을 쌓는다는 좋은 의미를 갖고 있어 미 주류사회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한인 사회의 염원이 있었기에 이런 불경기 속에서도 짧은 시간 내에 그런 거액이 모금될 수 있었다.
물론 시카고 한인 상우협의회 임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모금 1주일이 지났는데 예년 수준 보다 훨씬 못 미치는 중간 결과가 나오자 박영식 회장, 백경환 부회장, 이영중 이사장을 비롯해 모든 협회 임원들은 자신의 비즈니스도 제쳐두고 한푼이라도 더 모아보고자 추위와 거센 눈보라 속에서도 거리를 돌며 한인 상가들을 방문했다. 경기가 안 좋은 상황 속에서 모금 활동을 하기 위해 가게문을 열고 들어서는 이들을 보고 상점 주인들의 속내는 두손 들어 환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로 시카고 남부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상우협 회원들이 4만달러의 모금액 중 절반 가량을 모금했다. 그리고 로렌스, 클락, 링컨길을 축으로 한 한인타운의 도매상과 서버브의 한인 업소들도 정성을 보탰다. 따라서 매년 판에 박은 인사들이 무대 위를 장식하는 것 보다 무대 아래에 있던 포스터 은행의 김병탁 행장, 홍병길 시카고 미용재료 상업인 협회 이사장 등도 배려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특히, 음식 바구니를 받으러 행사장에 온 사람들이 역시 고맙게 챙겨 갔던 팜플렛에는 한인 상우협만 여러 번 명시돼 있고 기부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가 없었다. 물론 행사 전날 밤까지 경황이 없었을지는 모르지만 팜플렛에 150여명 남짓한 성금 기부자들의 영어 이름과 가게 주소를 조그맣게 라도 2~3 페이지에 걸쳐 실어줘야 마땅했었다.
미국에서는 기부 문화가 발달해서 여러 좋은 목적의 모금 활동이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부 활동에는 본인이 극구 사양하지 않는 한 조금이라도 정성을 보탠 사람들을 모두 밝히고 있다. 기부한 사람도 보람 있고, 기부된 돈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도 정확히 어떤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는지 제대로 알고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어서 더욱 활발한 기부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행사장에서 상우협은 푸드 배스켓이 지난 16년간 계속됐었고 장학금을 얼마나 전달했는지 등을 누누히 강조했다. 그러나 참석자는 예년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도 눈에 띄었다. 앞으로 16년간도 푸드 배스켓이 지속되려면 상우협 당사자 뿐만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후원했던 사람들을 알리는데도 더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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