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노동자들은 임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자 더욱 빡빡해진 주머니 사정에 우울하기만 하다.
지난 3년간 캔사스 쇼니 지역의 잉크회사 ‘나즈다’(Nazdar)의 연간 임금 인상률은 약 3.5%였다. 올해도 별로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6년 업계 트렌드를 종합하면 임금 인상률은 3.6~3.8%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가 보도했다. 종업원이 445명인 나즈다는 아직 성과급제를 정식으로 채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료보험 비용이 증가하고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인력관리담당 부사장인 애니사 엘시는 “직원들도 각종 비용부담을 점점 더 지게 돼 있다는 알고 있다. 그런데 회사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11월 임금상승률 3.2%, 인플레 3.5%에 뒤져
기업 3분의 1만 “2006년 임금예산 증액 계획”
의료보험 비용 증가·외국 값싼 노동력 풍부해 ‘발목’
임금인상 대신 보너스 등 다른 방법으로 사기 진작
최근 경제는 회복기운을 완연히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잦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감은 전혀 다르다. 통계수치나 전문가들의 개괄적인 경기전망이나 분석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플레를 따라잡지 못하는 쥐꼬리 임금인상 때문이다.
11월 시간당 또는 주당 임금상승률은 3.2%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물가상승률은 약 3.5%. 그러니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게 느껴질 리가 없다. 조금이나마 더 옥죄게 마련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향후 수개월간 임금상승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Salary.com이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6년에 직원 임금에 보다 많은 예산을 책정한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임금이 확확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원래 임금인상률은 경제성장률보다 높지 않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향후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란 확신이 서기 전에는 지출을 늘리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기업들이 특히 염려하는 부분은 의료보험 비용이다. 기업들은 2006년에 직원 의료보험 비용이 전년도의 9.2%보다 많은 9.9% 인상될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전국독립기업연합의 경제학자 빌 덩클버그는 “베니핏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라 임금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설명에 일리가 있다.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의료보험료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문회사인 휴잇 어소시어트는 연소득 4만 달러인 노동자의 경우 2006년 평균 임금인상 예상분 1,440달러 가운데 23%를 의료비 지출상승분에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예상했다.
노동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밖에도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의 값싼 노동력 때문에 당분간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재리드 번스타인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데 최근에는 신흥 개발도상국들에서 저임 노동력을 풍부하게 구할 수 있어 고임금 노동자들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아울러 일반 노동자의 임금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고교졸업자나 그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소위 화이트 컬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 대학졸업자들의 임금이 평균 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슈빌의 하청업체인 ‘마크IV’를 예로 들어본다. 이 회사는 종업원이 9명이다. 규모는 작지만 장사는 짭짤하다. 직원을 구한다는 사인판이 밖에 걸려 있다.
그러나 주인 토냐 존스는 조만간 임금을 인상할 생각이 없다. 아직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이 회사는 2년 전 의료보험 비용이 너무 비싸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임금에 의료보험에 견줄만한 액수를 더해 각자 알아서 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1년을 단위로 하여 매출신장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같은 기간 내에 회사에 줄곧 다닌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머사 휴먼 리소스 컨설팅이 지난 여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의 절반 이상이 임금 인상보다는 현금 장려금이나 보너스의 형식으로 직원들에게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여러 가지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