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대학교 본관에서 열린 황우석교수 관련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노정혜 서울대학교 연구처 처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대 조사위 중간결과 줄기세포 진위여부는 조사중

2개세포 11개로
데이타 부풀려
“중한책임 못면해”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재검증해 온 서울대 조사위원회(위원장 정명희)는 23일(이하 한국시간) 황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고의로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위는 또 이번 사태와 관련, 황 교수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대 본관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2개의 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인 조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2개의 세포주가 과연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인지는 조사위가 의뢰한 DNA 분석 결과가 나오면 확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처장은 “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를 통해 11개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보고했으나, 사이언스에 논문이 투고된 3월에는 2번과 3번라인 2개밖에 없었다”면서 “따라서 논문에 보고된 각종 실험 데이터들은 모두 2개의 세포주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2번, 3번 줄기세포 외 나머지 9개의 줄기세포 중 4개는 오염사고로 1월9일에 죽어버렸고, 나머지 3개는 논문이 제출된 시점 당시 줄기세포로서의 성질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노 처장은 설명했다. 또 논문에는 7개의 세포주에 테라토마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됐으나, 사실은 2번과 3번 2개의 세포주에서만 테라토마 형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노 처장은 “연구데이터의 진실성이 과학을 떠받치는 기반임을 상기할 때 이 같은 잘못은 과학의 기반을 훼손하는 중대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 처장은 “논문 조작을 황 교수가 직접 지시한 것에 대해 황 교수도 일부 인정하고 있으며 연구원들의 진술도 이를 뒷받침한다”며 “지금 드러난 논문 데이터 조작 사실만으로도 황 교수는 중한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강조, 매우 강력한 징계조치가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
조사위는 앞으로 황 교수팀이 확립했다고 하는 추가적인 세포주들이 과연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인지 DNA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복제개 ‘스너피’에 대한 의혹들도 검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사위의 ‘논문 조작’ 결론 발표가 나오자 한국 시민과 네티즌들은 일제히 망연자실하며 ‘모두 속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황 교수는 이날 조사위 발표 후 서울대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을 버리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