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하 작 ‘문턱 23번’(Threshold No. 23·Oil on Canvas).
새로운 시작을 위한 휴식 표현
내달 12일까지 아트아모 갤러리
대작부터 소품까지 20점
서양화가 신수하씨가 개인전 ‘LA 고독’(LA Solitude)을 갖는다. 다음달 12일까지 샌타바바라의 아트아모 갤러리(Artamo Gallery, 11 W. Anapamu St.)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의자와 넘버를 소재로 작업해온 신씨의 연작 ‘문턱: 시간의 가장자리’를 하나의 주제로 꾸몄다.
유화작품도 있고 평면과 입체가 합쳐진 혼합매체 작품도 있다. 7×6피트의 대작부터 1×1피트의 작품까지 20점 가량이 출품된 이번 전시회의 원제는 ‘문턱’(Threshold)이었다.
그러나, 갤러리측이 샌타바바라에서 갖는 LA 아티스트의 전시라는 의미를 부쳐 제목을 ‘LA 고독’으로 바꾸었다. 작가는 “내게 ‘문턱’은 죽음과 삶의 경계, 종교적 거듭남, 인생의 전환점 등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를 지닌다”며 “이쪽과 저쪽을 구분하면서도 반드시 넘어야할 것을 뜻한다”고 밝힌다.
전시회 포스터에 실린 작품을 보면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자줏빛 바탕의 캔버스 한 구석에 부서져 있는 하얀 의자들이 사진을 찍은 듯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고, 시선을 아래로 옮기면 의자더미를 향해 걸어가는 형체가 희미하게 보인다. 그 사이로 붉은 직선이 간결하게 그어져 있다. 마치 붉은 선을 넘어서면 앉을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곳에 안주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최근 수년 간 신씨는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는 작품 시리즈 ‘시간의 가장자리’(Edge of Time)를 선보여왔다. 푸른빛 무채색 캔버스에 정체 모를 숫자들이 나열돼 있고 파진 캔버스에 하얀 의자들을 끼워 넣었다. 숫자들에 둘러싸인 2차원의 캔버스는 물질문명을 대표하고, 반면에 의자가 설치된 3차원의 공간은 실존의 세계이다.
그리고, 하얀 의자는 ‘끝없는 욕망’을 의미한다. 단순하고 편안해 보이는 의자는 그 자체가 휴식의 기능을 지니지만 그 누구도 의자에 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휴식을 취할 뿐이다.
신수하씨는 동국대 미대와 칼스테이트 롱비치에서 석사를 마쳤으며 한국과 일본, 미국 등지에서 7회의 개인전과 수 차례의 그룹전을 개최했다. 리셉션은 15일 오후 4∼7시. 문의 (805)568-1400
<하은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