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의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만한 가족관계. 이인호(55)씨가 서점에서 자녀 사랑법을 다룬 책을 고르고 있다.
<4·끝> 화목한 가정은 위기탈출의 근본
30대보다 경륜있고 60대보다 젊지 않은가
‘행복한 4050’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물론, 40~50대 한인 스스로가 “행복한 가정이야말로 4050 세대가 위기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말한다. 또한 우리가 사는 곳이 기회의 나라 미국인만큼 비전을 갖고 도전하면 지금도 얼마든지 인생 반전은 가능하다며 ‘4050은 결코 절망의 세대’가 아님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선랜드 온누리교회의 유진소 담임목사는 “40∼50대는 일상의 단조로운 생활에 싫증을 느낄 수 있는 나이다. 희망과 기대를 안겨줬던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빈 둥지 신드롬을 경험하기도 한다”며 “부부의 관계를 점검하고 삶을 어떻게 아름답게 마무리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실상 가정만 화목하게 만들 수 있다면 부부, 자녀, 노부모 등 가족문제는 자동 해결이고, 까짓 돈이야 좀 모자라면 좀 아껴 살면 되지 않겠느냐고 어깨를 으쓱하는 4050이 많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4050 세대들에게 “젊은 마음을 갖고 살자”며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독서클럽이나 스포츠시설에 가입해 정신·육체적으로 계속 활동하고 ▲은퇴 후 여행, 콘서트 등을 즐기기 위해 저축 등 재정계획을 미리 짜면서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볼 것을 조언한다.
도전의욕만 있다면 인생역전 언제든 가능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행복한 가정’은 필수
오렌지카운티의 김무웅(63)씨는 59세에 세탁소 일에서 은퇴했다. 쉴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그 다음해 덜컥 매리엇 체인에서 운영하는 휴가콘도(vacation condo) 마케팅에 뛰어 들었다. 생전 처음 이 분야의 일을 시작한 그는 입사 2달만에 매니저로 진급한 후 3년차인 올해 450만달러의 판매실적을 기록, 캘리포니아 등을 관장하는 리저널 디렉터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본보의 4050 보고서를 잘 읽고 있다는 그는 “어렵고, 고민하는 4050상이 강조된 것 같다. 내 경험으로는 천만에, 4050은 결코 절망의 세대가 아니다”고 한다. “4050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만 답을 구하는 한국식‘사지선다형’에서 탈피, 다른 쪽도 바라본다면 기회는 많다”는 그는 “부지런히 배우고, 비전을 갖고 도전하면 영어가 문제가 아니더라”고 한다.
이선희씨와 리버사이드의 간호사 윤선주도 도전으로 4050의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있는 케이스..
어린이 학교를 운영하다 커피샵으로 업종을 바꾼 이선희씨는 지금은 디스플레이를 배우고 있다. 이 같은 변화 모색에 대해 그는 “하고 싶은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나이가 아니잖아요”라고 반문한다.
50줄에 들어선 윤선주씨는 47세때 간호사 공부를 시작, 지금은 현역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마켓을 운영했던 그는 “나의 일을 하고 싶었다. 대학에 진학, 공부를 힘들어하는 자녀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주기 위해 간호사 시험에도 도전했다”고 말한다.
이같은 도전 정신은 4050의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4050 세대가 행복하고 안정된 가운데 장밋빛 미래를 가꿔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LA 한인타운에서 만난 4050 세대인 강준철(46·제일녹용 건재 근무)씨는 “가정을 행복하게 엮어 놓아야 노후도 밝지 않겠습니까”고 한다. 윤선옥(47·동아서적 운영)씨는 “경제적으로 부유해 지는 것보다 가정이 더욱 화목해지길 바라고 있다”는 그들 세대의 소망을 말한다.
수년 전 이혼했다는 전모(47)씨는 “성장한 아들과 함께 사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과 가정을 꾸리는 문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가정의 안정이란 측면에서 재혼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 가운데 두란노 아버지 학교는 눈에 띄는 곳이다. 매년 LA에서 7∼8차례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참석자는 4050 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으다. 이들은 삶과 가정의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며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환 사무장은 “참석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 이는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4050세대가 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욱(남·가든그로브) vs 김인자(여·풀러튼)씨의 경우
‘빵 굽는 마을’을 운영하는 40대 후반 유호연(앞)씨는 “늦게 미국 왔지만 딸들이 학교에 잘 적응해 의욕이 생긴다”고 말한다.
두 사람 모두 52년생으로 올해 54세. 미국에 이민 온 지는 2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다른 점은 백승욱씨는 줄곧 자영업을 해 온 반면 현재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장인 김인자씨는 줄기차게 ‘안정된 직장생활’만 해 왔다.
백씨는 지난해 12월 부인과 함께 20년 넘게 운영했던 보석상을 남의 손에 넘겼다. 남동생이 암으로 갑작스럽게 숨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는 “동생의 사망은 인생이 무엇인가를 반추케 했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가정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했으며 앞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에 충실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김인자 지점장은 “나이가 이쯤 되니까 향후 가정과 직장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부쩍 늘더라”며 “나이 들어 은퇴 후에는 이웃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일에 관심을 갖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안상호 부국장(특집1), 황성락 차장·이의헌 기자(사회), 황동휘 차장(국제), 정대용(경제)·박동준(특집1)·이주현 기자(특집2), 이승관 차장·신효섭·서준영 기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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