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요정’ 샤라포바가 호주오픈 8강전에서 리턴샷을 터뜨리고 있다.
호주오픈
샤라포바, 승리 후 테니스계에 따끔한 일침
대븐포트는 탈락
“테니스중계는 전혀 안 봐요”
‘코트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8)가 현 세계 테니스계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24일 호주오픈 여자단식 8강전에서 같은 러시아의 나디아 페트로바를 7-6, 6-4로 꺾고 4강에 오른 샤라포바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현 세계 테니스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털어놓으며 세계 테니스계에 따끔한 일침을 가해 주목을 받았다. 샤라포바의 이날 발언을 요약하면 ▲현재 TV 테니스중계가 전혀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고 ▲시즌이 너무 길며 ▲코트의 표면과 테니스볼이 대회마다 너무 들쭉날쭉하고 ▲각 메이저 관장기구간의 협력체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등이다.
이날 샤라포바의 발언은 경기 후 인터뷰 중 자신의 4강전 상대가 결정될 저스틴 에넹과 탑시드 린지 대븐포트의 경기를 TV로 보겠느냐는 질문에서부터 비롯됐다. 샤라포바의 대답은 “No”, 그랜드슬램대회 준결승에서 맞붙을 상대가 결정되는 경기에도 관심이 없다는 것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샤라포바는 당당했다. “라이벌 선수의 경기가 있어도 거의 중계를 보지 않는다. 매우 익사이팅한 경기가 아니라면 다른 볼만한 프로그램을 찾아갈 것이다”면서 “하루종일 경기를 기다리며 코트에 있었는데 저녁때 또 다른 경기를 보기 위해 계획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여행 중에는 고교과정 경제학을 공부한다고 밝힌 그녀는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테니스가) 흥미로운 경기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의견을 술술 털어놓았다. 우선 첫 번째는 시즌 단축. 현 시즌이 무려 10개월반에 걸쳐 진행되는 것은 테니스를 전혀 모르는 팬들이 볼 때는 ‘정신없는 일’일 것이라고 했다. 코트의 표면이 대회때마다 제각각이고 볼의 경중도 차이가 많아 꾸준한 플레이가 나오기가 힘든 것도 큰 문제로 거론했다. 스케줄 역시 현 테니스계의 큰 문제중 하나로 지적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WTA(여자프로테니스투어)와 ATP(남자프로테니스투어), ITF(국제테니스협회)간에 좀 더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테니스는) 모두에게 큰 비즈니스지만 각 기구가 각자 자신들의 비즈니스만을 추구할 생각을 버리고 테니스 월드 전체가 함께 모여 협력해야 한다”고 당당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샤라포바의 준결승 상대는 에넹으로 결정됐다. 세계랭킹 6위인 에넝은 이날 1위이자 탑시드인 대븐포트를 맞아 첫 세트를 2-6으로 내준 뒤 다음 두 세트를 6-2, 6-3으로 따내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 샤라포바와 결승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남자단식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다비드 날반디안이 파브리스 산토로(프랑스)를 3-0(7-5, 6-0, 6-0)으로 일축하고 생애 첫 호주오픈 4강에 올랐으며 앤디 로딕을 4회전에서 침몰시킨 키프로스의 무명 마르코스 바그다티스는 8강에서도 이반 류비치치(8위·크로아티아)를 대 접전 끝에 3-2(6-4, 6-2, 4-6, 3-6, 6-3)로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대븐포트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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