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임이 총회인가요?” 지난 23일 남가주 미주한인재단 총회장에서 한 이사가 회의 도중 던진 질문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1·2세가 하나 되어 이민 100주년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미주한인의 날’을 제정하는 등 짧은 역사에 비해 한인사회에 귀감이 되는 많은 일을 해 온 단체였기 때문에 시나브로 기대수준이 높아졌던 것 같다.
이 날 총회에서 재단 관계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정관에 나와 있는 신임회장 임기와 취임일에 대한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내 놓는 관계자가 거의 없었다. 임원단 선정과 신규 이사진 영입 과정에서는 정상적인 의사진행 절차 없이 박수로 안건을 처리해 정당성 여부를 놓고 한바탕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재무보고 순서에서 29명의 이사 중 지난 해 이사회비를 완납한 이사가 5명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분위기는 더 후끈댔다. 자격도 없는 이사들이 그 동안 재단을 이끌어 왔느냐는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웠던 대목이었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서는 곤란하다. 지금까지는 미주한인의 날 제정이라는 큰산을 넘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 했지만 이제는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4년 째 못 세운 애국선열 추모비 건립, 구호에 그친 태극기 게양 캠페인, ‘미주한인의 날’ 달력표기 운동 등 그 동안 벌려 놓은 사업을 마무리 지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미주한인재단이 한인사회의 지속적 사랑을 받는 단체로 남게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그저 그런 단체로 떨어질지는 민병수 신임회장을 중심으로 한 재단 관계자들의 노력에 달려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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