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락빌에 사는 K씨. 주중에는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D.C.의 한 연방 청사로 출근하는 공무원인 K씨는 주말이면 또다른 직업인으로 변신한다. 그가 꺼내는 명함에는 ‘00 부동산 에이전트’라고 적혀 있다.
미국생활 20여년째인 K씨는 “공무원 월급만으론 살림이 빠듯한데다 노후 준비도 해야겠어 몇년 전부터 부업으로 하고 있다”며 “몸은 고되도 심심찮게 일거리가 들어와 뿌듯하다”고 말한다.
한인사회에 투잡(two job)족이 늘고 있다. 본업 말고도 부업을 겸하면서 부수입을 올리는 투잡족이 직장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인 취업 교육기관인 북버지니아한인회 부설 한사랑종합학교에는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직장인들이 밤마다 강의실에서 꿈을 만들어 간다.
육종호 교장은 “전기, 플러밍, 에어컨 및 히팅, 건축업등 면허 시험반에는 투잡을 염두에 둔 직장인이 많다”며 실상을 전했다.
이같은 한인사회의 투잡 붐은 70-80년대 이민 초기와는 양상이 다르다. 당시는 낮에는 접시를 닦고 밤에는 건물 청소를 하는 등 생계와 빠른 정착을 위해 부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요즘은 생계보다는 빠른 성취와 자아 실현, 불안한 미래에 대한 보험 차원이란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D.C.의 공무원으로 보험업을 겸하는 L씨는 “생활 안정이란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빨리 돈을 모아 내가 하고 싶은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잡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투잡족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대부분 자본과 큰 경험 없이도 뛰어들 수 있는 부동산, 보험업등이 대부분이다.
우체국 공무원이던 P씨는 부업으로 몇 년 전 시작한 부동산 에이전트가 이젠 본업이 됐다. 부동산업의 호황에 따라 우체국을 사직하고 전문 에이전트로 나선 것이다.
뉴스타 부동산이 운영하는 애난데일의 부동산 학교에는 투잡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강의 때마다 자리를 꽉 메운다.
이처럼 투잡족이 늘고 있으나 소속 직장에는 쉬쉬 하는 게 일반적이다.
역시 부동산 에이전트란 부업을 가진 공무원 J씨는 “다른 직장은 몰라도 공무원은 투잡을 갖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 부담스럽다”며 “실제는 통계보다도 더 많은 직장인들이 투잡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도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4년 전에 비해 투잡을 갖고 있는 직장인이 3% 가량 증가하는등 미 주류사회에서도 투잡족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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