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싸움이 어처구니없는 불행을 몰고 왔다. 심각한 내분에 휘말린 벨플라워 가나안 교회에서 부목사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사망했다. 40대 초반 부목사의 갑작스런 죽음을 교회 싸움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평소 고혈압인 그가 직책상 교회 내분에 깊이 관여하면서 장기간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교회 싸움이 그의 죽음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야 할 교회가 갈등과 반목으로 죽음에 이르는 스트레스의 원천이 되었다니 참담한 일이다.
교회가 이렇게 밖에 할수 없는가. 신앙의 형제로 친동기간보다 가깝게 지내던 교우들이 하루아침에 양분돼 으르렁거리고, 경찰이 출동하고, 법정소송으로 치닫는 사태를 너무 많이 보아왔다. 세상 모든 기구나 단체들이 그런 전철을 밟는다 해도 교회만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바램이지만 실제로는 교회싸움처럼 감정적이고 양보 없는 싸움도 없다. 서로 우리만 옳다며 상대편을 사탄으로 몰고 가는 극단적 배타성이 교회 싸움의 천편일률적 모습이다.
근년 한인 교회 내분의 주된 원인은 후임목사 청빙을 둘러싼 갈등이다. 70∼80년대 교회를 개척했거나 교회 부흥의 주역을 담당했던 목사들이 2000년대 들어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교회마다 크고 작은 후임 선정 갈등들이 불거져 나왔다. 가나안 교회의 경우도 은퇴한 전임목사 지지파와 신임목사 지지파가 대립에 대립을 거듭해 지난 일요일에는 셰리프 요원이 출동, 중재를 했다. 교회 내분이 미국 경찰의 출동, 미국 판사의 중재로 이어진다면 이는 더 이상 교회 자체내의 일이 아니다. 한인교계, 한인 커뮤니티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교회 내분을 예방하는 길은 두가지라고 본다. 지도자들의 자성과 제도적 개선이다. 양떼가 제 길을 가지 못한다면 우선 책임을 통탄해야 할 사람은 목자이다. 성직자들이 먼저 사랑과 양보, 용서의 본보기가 된다면 교회 내분의 상당수는 막아질 것이다. 한편 후임목사 청빙을 둘러싼 갈등은 대부분 한 목사가 한 교회에서 수십년씩 장기 목회를 한 경우에 일어난다. 한인 교회들도 담임목사, 장로의 임기제 도입을 고려해볼 때가 되었다. 이민사회에서 교회의 비중은 대단히 크다. 커뮤니티의 실질적 구심점이다. 교계가 소모적 싸움에서 벗어나 한인사회를 이끄는 정신적 지주로서의 본분을 되찾기를 촉구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