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반도 북동부에 있는 방글라데시, 중남미의 푸에르토리코, 인도와 중국 사이 히말라야 산맥 속에 위치한 부탄…. 이들 세 나라의 공통점은? 경제적으로 윤택하진 않지만 이 나라에 사는 국민들은 세계의 어느 강대국 국민들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다는 것. 행복지수로만 따지자면 이들 세 나라가 세계 강대국인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인 방글라데시가 몇년 동안 1위를 차지한 행복지수는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과 인생 상담사 코언에 의해 고안된 것으로, 이들에 따르면 행복은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과 건강, 돈, 인간 관계 등의 생존 조건 그리고 야망, 자존심, 기대, 유머 등 고차원 상태 등의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웰빙 시대와 어울리는 행복지수인 ‘주관적 웰빙 순위’와 1인당 국민소득(GNP)보다 미래의 국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개념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행복지수 산출방식인데, 모두 그리 잘 살지 못하는 중남미의 푸에르토리코와 남한 절반정도 크기에 불과한 히말라야 빈국 부탄이 각각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가난한 나라,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국가의 국민들이 스스로 더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LA 한인타운에 사는 우리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1970년대 초 서울처럼 지저분하고 복잡한 LA 한인타운에서 사는 마당에 무슨 행복지수냐고? 글쎄, 과연 그럴까.
흔히 시골이나 오지라고 불리는 타주에 사는 한인들의 척박한 환경을 몰라서 하는 배부른 소리다. 주말이면 두 세시간씩 자동차를 달려 도착한 마켓에서 콩나물, 무, 깻잎 등의 나물과 슈퍼 아줌마가 담가둔 김치를 발견하면 거의 감격하는 수준이고, 짧은 여행 가듯 한인타운이 발전한 곳으로 자장면, 짬뽕, 갈비, 냉면, 설렁탕 등의 별식을 먹으러 가기도 한다. 최대한 효과를 얻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해 밤늦게 집으로 향한다. 하루 두 끼의 호사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
어디 그뿐인가. 몇 일 심하게는 몇 주 지난 한국 신문을 보면 어찌나 반가운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소식이지만 처음 본 듯 금세 어딘가에 걸터앉아 ‘신문삼매경’에 빠지기 일쑤다.
LA 한인타운에야 이 모든 것들이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상이지만 타주에 사는 한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매일매일 특별한 호사를 누리고 사는 셈이다.
여기에 매일 저녁 TV만 틀면 최근 한국 소식과 인기 드라마를 소파에 편안히 앉아 시청할 수도 있고, 한인타운 인근 도서관에 가면 한국 소설책과 인기 비디오를 무료로 빌려다 볼 수 있는 덤까지 있으니 이쯤이면 LA 한인타운에 사는 우리의 행복지수도 꽤 높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성민정
<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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